전형적인 먼치킨 소설. 미래의 기술로 만들어진 AI가 주인공 몸에 들어와 이것저것 도와주는데, 모든 문제가 다 이 AI를 이용해 해결됨. 개연성? 응 나노머신 이런 느낌임. 또한 결말 부분이 너무 급진적으로 전개된다는 느낌을 받음. 그러면서 마무리가 후속작인 마신강림의 시작 부분으로 연결되는데, 솔직히 이 마무리 자체로는 후속작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전혀 안 들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신강림까지 봤는데, 그냥 이 작가 스타일이 맘에 들어서임. 고구마 전혀 없고 너무 착해빠진 주인공이 아니면서 문장이 술술 읽힌다는게 맘에 들었음. 결론은 작품성은 그닥이지만 킬링타임용으로 아주 적합한 글이라고 봄.
쉴 틈 없는 급박한 전개 때문에 끝까지 내몰리듯 읽어서 힘들었음. 어째 중간에 쉬어가는 과정이 하나도 없냐. 마신 강림도 마찬가지. 나노 마신이나 마신 강림이나 초반의 신선함과 빌드업 덕분에 끝까지 관성으로 읽게 되는데, 마신 강림은 그 신선함이 덜 했어서 조금 더 지루했음. 중간에 하차하면 그동안 읽은게 아까워서 끝까지 읽었달까... 먼치킨이라 그나마 겨우 다 읽었음. 다 읽고 나서 큰 숙제를 끝낸 기분이 드는 소설이었다.
주인공이 적에게 손속이 없고 악랄하지만 제 사람은 제대로 챙기는 모습에서 적어도 협객이리고 생각했다. 그 이전에 늘 가족을 생각하며 사랑하는 이의 얼굴에 귀를 붉히던 걸 보고 사람 새끼라곤 생각했는데, 갑자기 중반부에서 역겨움의 정점을 찍더니 그 뒤로 행보가 지나치게 고약하다. 어차피 주인공이 마교니까 역겨우면 어떻냐고들 하는데, 그럼 피도 눈물도 없는 미친놈인지 제 사람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따뜻한 놈인지 좀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 피도 눈물도 없는 게 역한 것이 아니라, 둘 다 하려니까 역한 것이다.
중반부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의식을 잃은 아버지를 위해서 신의를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현경에 오르고 마침내 신의를 찾는다. 주인공은 신의에게 충성을 받아내는 대가로 한 가지 부탁을 받는다. 수적에게 납치된 신의의 손녀를 구하는 일이었다. 주인공은 신의의 손녀를 구하러 수적 무리에 쳐들어가 그들을 몰살하지만, 사실 손녀는 납치된 뒤로 수적 부대장과 사랑에 빠져 이미 아이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신의의 손녀는 남편을 해치고 무리를 몰살한 주인공을 강하게 거부하고 협박한다. 여기서 주인공은 그대로 필요한 정보만 빼간 뒤에 그녀와 수적 부대장을 죽이고, 그들의 아이를 빼내서 빠져나간다. 그리고 신의에게 손녀가 불행히 죽었다고 거짓 보고를 한 뒤에 증손녀를 안겨준다. 그 뒤에 신의는 주인공을 돕기 위해 협조한다.
이 일은 결국 주인공이 자기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맡은 일에 본인 감정을 못 이기고 남의 가족을 무참히 죽여버린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물론 주인공의 행동이 정당했다는 의견도 있다. 나노머신은 신의의 손녀를 보고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해석했고, 그녀가 수적을 옹호하고 두둔하며 주인공을 협박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입장에서 봐도 그녀가 무고한 피해자라는 것은 변치 않는다.
여태껏 보여준 잔인한 모습은 적어도 복수라는 명분이 있었고 마교를 위한다는 대의가 있었지만, 여기서부턴 주인공이 그냥 자기 성미에 안 맞으면 막 나가기 시작해서 더 읽기 힘들었다. 본인도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알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기네 사람들한테 잘해줄 수 있다는 게 모순이었다. 일단 정파든 사파든 마교든 다 집어치우고 무릇 사람이라면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다른 이의 사랑을 보고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는데, 어째 주인공은 사랑 속에서 배운 게 없는 모양이다. 아니면 작가의 실제 깨달음이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부턴 사족이다. 나는 자신의 글을 사랑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다 보면 꼭 작가의 생각이 읽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한중월야 작가도 그러하다. 오만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그 통찰로 보건대 한중월야 작가는 선한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정사정 없고 무자비한 것을 더 좋아한다. 그 속에서 무(武)가 주는 희열과 실리는 충분히 생각한 것 같은데, 협(俠)이 주는 정열과 의리는 그렇게 고민해본 적이 없는 듯하다. 작가가 협에 대해 깊게 생각해봤다면 그걸 작품에 녹여내는 법을 알지 않았을까, 적어도 나노마신을 적었을 때 작가는 전혀 깊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도 배경이 마교인 걸 감안하여 점수를 후하게 준다. 아무래도 옆동네 화산파 쓰레기보다는 낫다. 뭐 주인공이 이중적이라고 해도 배경이 화산파는 아니라서 그나마 설득력이 있었다. 근데 피도 눈물도 없는 미친 놈인지, 제 사람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따뜻한 놈인지는 좀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 요즘 무협 작가들은 이거 선택하는 게 그렇게 어렵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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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이 아닌 무+무지성 폭력물을 보는 기분..
필력은 마치 중학생이 쓴 것 같은 유치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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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포함한 인물들 중 단 한명도 호감이 안가는데 어떻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싶음.
그냥 사이다패스 주인공이 싸이코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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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 위에는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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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 이후 파워인플레가 심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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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의식을 잃은 아버지를 위해서 신의를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현경에 오르고 마침내 신의를 찾는다. 주인공은 신의에게 충성을 받아내는 대가로 한 가지 부탁을 받는다. 수적에게 납치된 신의의 손녀를 구하는 일이었다. 주인공은 신의의 손녀를 구하러 수적 무리에 쳐들어가 그들을 몰살하지만, 사실 손녀는 납치된 뒤로 수적 부대장과 사랑에 빠져 이미 아이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신의의 손녀는 남편을 해치고 무리를 몰살한 주인공을 강하게 거부하고 협박한다. 여기서 주인공은 그대로 필요한 정보만 빼간 뒤에 그녀와 수적 부대장을 죽이고, 그들의 아이를 빼내서 빠져나간다. 그리고 신의에게 손녀가 불행히 죽었다고 거짓 보고를 한 뒤에 증손녀를 안겨준다. 그 뒤에 신의는 주인공을 돕기 위해 협조한다.
이 일은 결국 주인공이 자기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맡은 일에 본인 감정을 못 이기고 남의 가족을 무참히 죽여버린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물론 주인공의 행동이 정당했다는 의견도 있다. 나노머신은 신의의 손녀를 보고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해석했고, 그녀가 수적을 옹호하고 두둔하며 주인공을 협박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입장에서 봐도 그녀가 무고한 피해자라는 것은 변치 않는다.
여태껏 보여준 잔인한 모습은 적어도 복수라는 명분이 있었고 마교를 위한다는 대의가 있었지만, 여기서부턴 주인공이 그냥 자기 성미에 안 맞으면 막 나가기 시작해서 더 읽기 힘들었다. 본인도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알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기네 사람들한테 잘해줄 수 있다는 게 모순이었다. 일단 정파든 사파든 마교든 다 집어치우고 무릇 사람이라면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다른 이의 사랑을 보고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는데, 어째 주인공은 사랑 속에서 배운 게 없는 모양이다. 아니면 작가의 실제 깨달음이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부턴 사족이다. 나는 자신의 글을 사랑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다 보면 꼭 작가의 생각이 읽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한중월야 작가도 그러하다. 오만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그 통찰로 보건대 한중월야 작가는 선한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정사정 없고 무자비한 것을 더 좋아한다. 그 속에서 무(武)가 주는 희열과 실리는 충분히 생각한 것 같은데, 협(俠)이 주는 정열과 의리는 그렇게 고민해본 적이 없는 듯하다. 작가가 협에 대해 깊게 생각해봤다면 그걸 작품에 녹여내는 법을 알지 않았을까, 적어도 나노마신을 적었을 때 작가는 전혀 깊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도 배경이 마교인 걸 감안하여 점수를 후하게 준다. 아무래도 옆동네 화산파 쓰레기보다는 낫다. 뭐 주인공이 이중적이라고 해도 배경이 화산파는 아니라서 그나마 설득력이 있었다. 근데 피도 눈물도 없는 미친 놈인지, 제 사람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따뜻한 놈인지는 좀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 요즘 무협 작가들은 이거 선택하는 게 그렇게 어렵냐?
Heii LV.52 작성리뷰 (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