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세상이 무너졌다
눈을 떠 주위를 살펴보니 나 혼자밖에 없다
자,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빛나는 유머와 묵직한 통찰로 무장한 김보현의 첫 장편소설
계간《자음과모음》에 단편소설 〈고니〉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보현의 첫 장편소설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화상 흉터로 인한 열등감,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자괴감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살아온 열아홉 산골 소녀 원나가 완전히 다른 형태의 따돌림과 외로움에 직면한 채 스스로를 찢고 세상에 나오게 되는 성장기라 말할 수 있겠다. 좀비 바이러스라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그 거대한 폭풍우가 우리 삶을 밀어내지만 또 다르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를 따듯한 감성으로 그려내 보인다. 극악무도한 ‘좀비’라는 재앙 앞에 반대로 그 좀비화 된 사람들을 보호하고 감싸 안는 산골 소녀 원나. 괴물 같은 사람들과 싸우는 이야기가 아닌 그들을 ‘생존자’로부터 보호하고 지켜내려는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어두운 비극이랄 수 있는 상황을 좀 더 밝고 따듯한 쪽으로 옮겨오고자 한다. 이제 막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디딘 소녀 원나의 당당하고 다부진 삶에 대한 진솔한 결기 앞에 어쩌면 우리는, 어른보다 더 성숙한 생의 의지를 어느 시골 소녀를 통해 만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주인공 원나처럼, 당당하고 다부진 신인의 첫 장편을 펴낸 ‘김보현’이란 이름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사람의 자리, 사랑의 자리를 은은하고 담담하게 조형해내는 그 솜씨는, 앞으로 한국문학의 미래에 보탬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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