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루프에 휘말리게 된, 아카데미 학생 조리안 카진스키의 이야기입니다.

- 해리포터같은 도입부
아카데미 교수의 방문, 열차를 통해 학교로 가며 만나는 인물들, 마법학교의 수업과 마법의 구조를 밝히는 과정들

교수들에게 지도받으면서 실력을 키워나가는데 조형, 마법 구조물 등 마법의 원리를 설명하는 장면들이 이 소설 전체에서 가장 재밌고 매력적인 장면들이었습니다.

루프에 휘말리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살피면서 조금씩 강해지고 주변 인물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도요.

- 루프를 밝혀나가는 중반부
1~4장 구조에서 1장은 도입. 2~3장은 진행파트라고 볼 수 있는데

주인공이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시간 여행에 대해서 밝혀나가고 자신의 실력을 기르는 과정 자체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읽었던 다른 루프물 소설들은 대부분 주인공이 루프의 중심이고, 루프의 핵심적인 비밀들은 결말까지 꽁꽁 감추고 있다가 선심쓰듯이 살짝 보여주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소설은 단계적으로 어느 정도의 진실을 밝혀나가고. 더 나아가 탈출할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게 좋았음

하지만 초반에 메인보스측이 글의 중심에서 이탈해버리고, 차근차근 안전지향으로 진행해가기 때문에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점과

쉬어가는 타이밍에도 여전히 주인공은 냉정하게 다음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글 전반에서 주인공과 몇몇 인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캐릭터성이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밋밋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루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게 좋음
흐리멍텅하게 신적 존재의 개입~ 아니면 원인도 모른채로 그저 과거로 돌아온 행운을 즐기는데 (특히 회귀물 대부분)

이 루프가 특정 사건을 막기 위한 임무이며, 루프를 만든 창조자와 그 구조물을 설치한 대상, 루프를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 시간여행자를 위한 특권들 등등... 주인공이 능력적인 성장이 답보상태일 동안 엄청나게 많은 떡밥을 뿌리고 해소합니다.

너~~무 많아서 처음 루프의 비밀을 밝혀냈을때만큼 매혹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둔갑술사, 괴물들, 아라니아, 주 무대인 시오리아를 제외한 다른 지역들을 보여줄 때는 좋았음

-주인공이 성장을 끝낸 후는 글쎄?

후반부에 접어들며 주인공은 마나량과 전투마법 쪽의 재능은 부족하지만, 타고난 재능과 침착함을 기반으로 한 마법 조형 능력, 제작, 연금, 정신 마법의 대가로 성장합니다. 그럼에도 주인공 혼자서는 관여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어서 거대한 사건들 수십가지를 어떻게 막고 해결할건가? 막막했는데

분신을 배우고 하이브마인드처럼 정신을 연결하더니 대부분의 사건이 해결되어 버렸습니다. 치트키처럼 사용한다고 느꼈던게 분신과 정신을 연결하는데 거리적인 제한을 무시하더군요.

대충 지도 올라왔던거로 가늠하면 유럽에서 아메리카 대륙과 동아시아에 박혀있는 분신과 실시간 소통하고 마나를 공유하며 서로의 의식을 전환할수도 있는 수준..? 정신 연결체를 통해 사고능력과 정신력까지 2x6=12가 아닌 2^6=64 이런식으로 커버리는?

최종전 직전까지는 시간 제한과 적 시간여행자의 존재로 인해 급박한 상황을 잘 묘사했다고 생각했는데 마무리 파트는 좀 싱거웠습니다.

루프의 끝에 주인공이 달관한 현자처럼 되어버린게 좀 아쉽네요.
루프에 관해서는 전생검신이나 해골병사같은 소설들보다 훨씬 깔끔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