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좋아하는 거, 이제 그만하고 싶어.”
어린 날의 내가 말했다.
10년이나 짝사랑했으면 포기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아프고 지친 얼굴로 너를 놔주겠노라 했다.
그동안 미안했다는 작별 인사에 너는 어땠나.
“차동희. 까불지 좀 마.”
그럼 그렇지. 내가 하는 말은 네겐 그저 관심이나 끌어 보려는 수작이고 같잖은 협박일 뿐이지.
낡고 해진 마음은 희망을 내려놓은 지 오래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진심으로 봐 주지 않는 네가 아니라, 이제는 나를 위해 살고 싶었다.
“파혼은 내가 어른들한테 말씀드릴게.”
박연준의 눈빛이 확 달라진 건 그때였다.
“…너 지금 나랑 장난해?”
* * *
남자가 운다.
그러나 눈물보다 더 슬픈 현실은 저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는 사실뿐이었다.
“그쪽, 나랑 언제 만난 적 있어요?”
남자가 아득히 무너져 내렸다.
희망에서 절망으로, 원망에서 후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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