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가 배경인 공포 게임 속 엑스트라가 되었다.
프롤로그에서 살인마에게 난도질당해 죽는 단역이었건만,
어째서인지 간신히 살아남아 다음 퀘스트를 지령 받았다.
[1. 노엘 오클랜드를 살려 폐교에서 무사 탈출하기!]
……내가 할 수 있을까? 이 게임 엄청 잔인하고 무서운데.
그러나 선택지는 하나뿐, 시스템의 뜻대로 남주를 살리려고 열심히 애쓰는데.
“후배님, 바나나 좀 까 줘.”
이 남주, 병약한 주제에 아름답기만 해서 도통 도움이 안 된다.
“그게 뭐가 어렵다고 저한테 까 달라고 하세요.”
“하지만…….”
그는 살짝 비틀거리며 처연하게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병약해 보여서 뭐든 해 주고 싶을 정도였다.
“나는 후배님이 꼭 지켜야 하는 가녀리고 아름다운 선배잖아.”
다 맞는 말이지만…….
노엘은 질색하는 내 눈빛에도 아랑곳 않고 성큼 다가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입매를 부드럽게 늘이며 그는 사람이 설렐 정도로 다정한 음성으로 말했다.
“내일도 잘 부탁해.”
졸지에 남주의 수발을 드느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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