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사랑하십니까?”
“그래.”
“그럼에도 저는 폐하와 나란히 서 있을 수는 없겠죠?”
“그러하겠지.”
간결한 대답이었다. 그래서 더 아팠다.
북부의 끝자락에서 세실리아는 변방으로 도망친 황태자, 테제트를 우연히 구했다.
그 뒤로 14년.
연약하고 아름다웠던 테제트는 제 자리를 되찾고 황제가 되었다.
그리고 세실리아는 깨달았다.
“그녀가 황후로서 지금 내게 줄 수 있는 것이 있나?”
천민 출신인 자신은 그의 온전한 짝이 될 수 없음을.
그 곁을 지킬 수만 있다면 그래도 좋았지만….
“…길어야 3개월입니다.”
신은 그것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세실리아는 돌아오지 않는 연인을 기다리며 홀로 눈을 감았다.
눈이 내리는 겨울, 그 추운 기차역에서.
그리고 돌아온 세실리아의 3번째 기일.
"아가씨? 주인님! 아가씨께서 눈을 뜨셨습니다!"
세실리아는 황제의 약혼녀가 되어 다시 눈을 떴다.
* * *
그래, 외로움을 잘 타는 너였다. 추운 겨울을 싫어하던 너였다.
봐 달라고, 사랑해 달라고.
곁에 머물고 싶다고 말하던 너였는데.
“…내가, 내가 그런 너를 혼자 두었어.”
아, 그런가.
테제트가 천천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너를 이리 만든 게 나인 건가.
[나의 마지막에 당신이 오지 않길 바랍니다.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나, 죽음 앞에서만큼은 온전히 나로 죽을 수 있도록요.]
그래서 너는 결국 나를 놓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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