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파멸을 당신에게

나의 파멸을 당신에게

*본 작품은 동일한 작품명으로 19세 이용가와 15세 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로제린은 헤어지고 싶다.
제국민 모두가 우러러보는 남자와의 연애는 결코 평탄하지 않았고, 그의 잘난 명성은 나날이 로제린의 존재감을 지워 나갔다.
결심은 섰고 이제 결별만 고하면 끝이건만.

“결혼, 결혼이요?”
“그래, 결혼.”
“저랑 결혼하시게요?”
“당연히.”
“……왜요?”

헤어질 기회만 엿보던 어느날 청혼을 받게 되었다.

“너는 황궁의 정원을 좋아하니까 봄이 오면 그곳에서 식을 올리는 것도 좋겠지. 한데 내겐 그 몇 달도 길어.”
“…….”
“더는 안 돼, 로제린.”

단순한 청혼도 아니었다. 겨울이 가기 전에 식을 올리겠다는 통보였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양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맙소사. 당사자도 모르는 결혼이 있다니.

고민은 짧았다. 로제린은 비로소 오랜 결심을 꺼낼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

“죄송해요, 전하. 저는 대공비가 될 수 없어요.”
“자꾸 중요한 걸 잊네. 끝을 정하는 게 너였던가.”
“……네?”
“나는 너를 놓을 생각이 없어. 놓을지, 말지. 혹 놓는다면 언제 어떻게 놓아줄지 정하는 것도 나고.”
“…….”
“알아들었으면 끄덕여.”

정적인 분노를 애써 누그러뜨린 말 속에 담긴 의미는 정확히 알아들었다.
이대로 조용히 넘어가면 앞으로도 다정한 연인 혹은 다정한 반려가 되어 주겠다는 뜻이겠지.

“그럼 우리 관계는 전하께서 끝내신 걸로 해요.”

로제린은 그림자 속 평온을 택하는 대신 양지의 역경을 택했다.
힘들긴 하겠지만 이쯤에서 헤어지는 게 서로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 여겼다.

제 인생이 어디까지 곤두박질치게 될 줄도 모르고.

본문 中

“정말 기어 오려고 이러나.”
“기어서도 못 가요, 이제는.”
“로제린.”
“전하께서 그렇게 만드셨어요. 차라리 끝까지 모르게 하셨어야죠. 제가 다 알아 버렸잖아요. 전하께서 얼마나 무서운 분인지, 내가 다 알아 버렸잖아.”

로제린은 말끝을 흐리며 입을 닫고, 마치 울 것처럼 숨을 들이켰다.
애정인지 원망인지 모를 감정을 목구멍 깊숙이 삼키며, 로제린이 다시 입을 떼었다.

“그런데 어떻게 전하 옆에 있어요?”
“차라리 솔직해지면 어때. 내게 싫증이 났다고.”

그는 조소를 지우듯 입술을 느릿하게 훑고는 로제린의 턱을 쥐어 올렸다.

“네 마음이 식은 것까지 내 탓으로 돌리면 너무 억울하잖아, 내가.”

솔직해지라는 말과는 달리 자칫 고개라도 끄덕였다간 목이 날아갈 것 같은 분위기였다. 눈치껏 입을 다물어야 할 때였다.
쏟아지는 시선이 버거워 슬쩍 눈을 피하자, 그는 턱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며 억지로 돌려세웠다.

“너는 내가 대단한 공모라도 펼친 것처럼 말하는데, 실은 제대로 한 게 없거든. 말 몇 마디 얹은 정도라면 모를까.”
“…….”
“고작 그 몇 마디로 엉망이 되는 게 너고.”
“…….”
“여기서 더 엉망이 되면 네가 망가질까 봐 손 놓고 지켜만 보는 게 나고.”

길고 건조한 손가락이 뺨을 살살 쓸어내렸다.
약하고 귀한 것을 다루듯 그저 다정한 손길과 달리 냉담한 눈동자는 어떠한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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