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인 줄만 알았다.
남몰래 짝사랑해온 율리안과 결혼하게 되다니, 너무 행복해서 현실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율리안이 카린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가 원한 건 청렴하고 고매하기로 이름난 판츠너 백작가의 평판뿐이라는 사실도.
그러니 율리안이 제게 줄곧 무관심해도, 정식으로 청혼도 하지 않아도, 하인 편으로 보낸 약혼반지가 손가락에 안 맞아도, 그래도 괜찮았다. 그의 아내가 될 수 만 있다면 모두 감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혼식을 단 일주일을 남겨둔 시점, 오빠가 거액의 도박 빚을 남기고 잠적해버렸다. 아버지는 충격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고, 작위와 저택은 이름도 모르던 먼 친척에게 넘어가 버렸다.
이제 아무런 가치도 없는 약혼녀가 버려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 행복했어요. 이 반지를 끼고 있는 동안…… 아마 나중에 누구에게 무슨 물건을 받더라도, 절대 그 정도로 기쁘지는 않을 거예요.”
있는 힘껏 눈물을 참으며 반지를 돌려준 게 그와의 마지막이었다.
분명 다시는 율리안을 보는 일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준 반지를 끼고 있는 동안 행복했다면서. 다른 누구에게 뭘 받더라도 그 정도로 기쁠 일은 없을 거라며. 그건 거짓말이었나?”
율리안은 카린의 손목을 붙잡은 채로 물었다. 그의 그림자가 카린의 작은 몸을 온전히 다 덮고 있었다.
“대답해 봐. 당신이 좋아하는 건 나잖아.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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