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마인크래프트를 생각나게 하는 소설.

1. 한창 유행했던 비전투직 최강~ 패턴을 답습함. 초반부 땅파기에서 파생되는 스킬들, 농작물 재배와 함정 리셋을 이용한 자원펌핑, 개미 키우기 등 신선한 소재들이 좋았음

2. 낙관적인 주인공의 성격과 생산직 스킬로 난관을 헤쳐나가는 주인공과 매 스테이지마다 생존의 위기에 몰리는 일반적인 참가자들 간에 있는 괴리감으로 착각물 분위기를 냄

3. 주인공이 쉽게쉽게 난관을 해결해가기 때문에 긴장감이 없다는 점이 문제인데 조연들 토끼, 알파, 바하무트 등과의 말장난 등 개그로 글을 채워주는 느낌이 있음

4., 하지만 그 개그가 원패턴으로 반복되며 중반 이후부터는 글에 긴장감도 없고, 개그도 질리는 느낌이 듬

5. 스토리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단순하고 예상하기 쉬운 결말이었다고 생각함. 반전도 없고 감동도 없고 고난도 없었음

전반부는 신선했고 통통 튀는 주인공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까 기대하면서 읽었다면,
후반은 관성으로 읽은 것 같습니다.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무한리셋에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장치인 리셋이 본 작품에서는 긴장감을 희석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 작가의 특기는 독자 입장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시점에 독자가 떡밥인지도 몰랐던 걸 건져내서 회수하는 것인데, 전작은 어느 정도 긴장감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떡밥이 회수될 때까지 독자가 연재를 따라갈 수 있었다면, 본작은 희석된 긴장감과 긴 호흡의 서사를 견디지 못하고 독자들이 많이 떨어져나간 타이밍에 떡밥이 회수되며 이야기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되는 탓에...... 일단 완결까지 달릴 만한 가치는 있는 글이다.

원래는 2.5점짜리지만 완결 근처에서 회수되는 떡밥이 워낙 거대해서 1.5점 더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