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대체역사 소설이지만 중간중간 깜짝놀랄 명장면들이 숨어있다.
사학과 대학원생 주인공이 백제의 왕자 부여풍에 빙의하여 통치와 전술을 통해 무너져내릴 백제를 다시 살리고 외적들을 무찌른다는 내용이다.
소설의 단점으로는 개연성을 버린 무리수 넘치는 장면들이 있다는 점이다. 자주 회자되는 그 장면들 외에도 주인공 편의주의적인 장면들이 많고, 사학과 대학생이라지만 역사를 날짜단위로 아는 세세함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소설의 장점으로 가끔 보이는 뽕차는 장면들이 너무 대단하다. 격변의 전쟁통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심금을 울리게 만든다. 묘사가 대단한 것이라 직접 설명하긴 어려우나 한 번 본다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이다.
역사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사람에게는 별로 추천할만한 작품이 아니지만 역사에 대해 관대하게 넘어갈 수 있고, 소설의 재미를 찾는 일반 독자들에게는 매우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딱 평균 수준의 재미를 가진 무난한 대체역사 장르소설.

솔직히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다. 문장은 형편없고 대사는 어색하다. 자료 조사를 열심히 해서 역사적 사실을 최대한 활용하는 작가의 노력이 눈에 보였지만 백제라는 미지의 역사를 써내려가기에 작가의 역량이 부족해 빈 역사 부분을 자연스럽게 채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럭저럭 읽을만했던 것은 소위 말하는 '뽕' 차는 서사가 가끔씩 나와주기 때문이다. 이에 실패하여 '얼음렌즈' 같은 무리수를 던지기도 해서 하차했다 돌아오기도 했었지만 몇 차례 있는 시행착오를 눈 딱 감고 넘기면 그럭저럭 무난하게 읽을 수 있다.

욕심부리지 않고 깔끔하게 완결낸 것도 좋았다. 대체역사 소설들이 대부분 뇌절하며 역스퍼거용 설명문만 줄줄 쓰다가 망가지는 걸 보면 백이잇의 무난하고 깔끔한 완결은 박수를 받을만하다.

당장 이번 글이 좋았다기 보다는 문장도 좀 더 다듬어지고 작가 역량도 늘어난 이후가 기대되는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