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신부

벙어리 신부 완결

금수보다 못한 취급에도 그의 앞에선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처음 마주쳤을 때 가슴에 와 박힌 건 윤의 눈빛이었다. 웅크린 흑색 범을 연상케 하는 오만한 시선과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예기(銳氣).한 치의 틈도 없는 그 눈 속엔피부를 찌를 듯한 싸늘함 외의 무언가가 분명 존재하고 있었다.술과 계집에 빠져 지낸다는 사내의 눈이 이럴 수 있을까.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팔려 가듯 하게 된 혼인이었지만소문과 다른 그의 모습에 가슴을 조여 오던 불안함이어느새 조금씩 수그러들어 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믿음은 두어 식경도 되지 않아 깨어지고 말았다.첫날 밤, 그것도 초야를 치르지도 않는 신방에다른 계집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새신랑이라니.머나먼 왕족의 딸로서 말조차 하지 못하는 벙어리 신부는그에게 있어 한낱 금수만도 못한 존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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