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까지 다 읽고 느낀 감상으로 말하자면 힘이 빠진 마무리란 느낌이었다. 아마 결말을 아주 간략히 소개하여 담백한 감상으로 적어내었기 때문인듯 하다. 에필로그에서조차 주인공이 마지막에 멀리 떠나고 돌아와서도 생존신고를 마치고 다시금 글에서 작별을 한다. 힘이 빠지지만 생소하고 그리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이 리뷰를 쓰는 동안에 좀 허탈했지만.... 독자인 내가 독백하는 김극과 나머지 배경을 관찰자라는 시점에서의 느낌이 주는 생소함이란.... 내 생각이지만 검미성이란 작가는 항상 초인이 세상에 존재하며 수 없이 많다면 어떨까 하는 전제로 글을 쓰는 것 같다. 그로인해 벌어질 수 있을법한 이야기로 나같이 세상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에게 작가만의 시각으로 투영한 세상을 글로보여준다. 변화를 거부하고 억압하여 과거로 돌아가기를 위한 정부. 다수라는 권리로 소수인 능력자를 이용하고 핍박하는 민중. 정말 작중에 혐오스러운 모습을 강조하여 악의축으로 보인다. 능력자를 죽이거나 억제하려고 특무반을 만들거나 핵을 개발하고 치안도 헌터에게 강요하면서 자치력을 잃은 주제에 징병이나 세금은 여전히 징수하는 무능하면서 권위주의적인 정부. 그 정부의 밑에 이익을 얻으려는 시민단체와 언론. 그리고 선동당하는 민중. 이렇게 강조됨에도 드문드문 능력자의 문제가 능력자를 호의적으로 보는 김극의 시각에도 보인다. 늙지 않으려고 사람을 죽이는 능력자. 그저 폭력을 쓰기 위해 날뛰기만하고 아무 생각이 없던 김용. 암시적이지만 낯부끄러운 범죄를 저지른 것 같은 훠선.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본에서 날뛴다는 쾌락살인마 능력자등등. 작 중 김극은 세가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각성자가 되기 전 억압받던 인간 김극. 이전 생에서 정부와 싸우던 헌터 김극.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미쳐버리고 핵을 꽂은 테러리스트 김극. 김극이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본심을 숨기거나 왜곡된 소리를 하느라 좀 헷갈릴 수 있지만 셋 모두 단순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적과 아군 그리고 회색분자. 이 회색분자가 사고마다 다를 뿐이고 호의에는 호의로 억압에는 억압으로 돌려주는 아주 단순한 사람이다. 폭력을 일삼고 착취하던 부모. 자기 단체를 묻으려고 했던 민중과 정부. 길드를 묻으려고 했던 특작대의 수뇌부. 아예 죽이려고 핵개발과 강한 능력자를 대여해온 정부. 특히 리(이)기룡과 리슈란이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다. 잡으라는 몬스터는 미끼고 자길 죽이려는 이기룡과 리슈란이 동족인 석장실이 막아섰다는 이유로 죽인 후 김극의 비능력자 차별이 일어났고, 테러리스트 김극이 미쳐 날뛰었다. 솔직히 이때는 좀 보기 힘들었다. 무조건적인 면죄와 우대를 남발했기 때문이다. 작 중 정부와 무능한 정치인들이 유발한 사태였기에 어느정도 참고 보았다. 고뇌나 되엉켰던 상념이 풀리기를 기다리던 중 생소한 완결.... 억압받는 이의 심리와 있을법한 사건사고들이 재미를 주어 읽을 가치는 있었으나 제목 그대로 a급 헌터가 살아가는 법인 이야기였다. 여타 작품처럼 뭔가 남긴 족적이나 주제가 아니라 그저 김극이 어떤 사람이었냐인... 아마 최근 작품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군상극의 모습을 배제한 글이라 이런 모양인 것 같다. 아마 작가도 연재 말에 구상을 하느라 지연되기도 한 것을 보면 긴 고민을 하고 내린 결말이고, 단순히 소설로 보자면 별점을 더 주어도 괜찮았으나 검미성이란 사람이 쓴 글이라 보면 적절히 준 점수 같다. 내 마음에 많이 아쉬운 소설이었다.
문피아 무료연재부터 비승 후 창호자의 제자가 되고 한 20화정도 진행 중 읽기를 그만뒀다. 그 기준으로 작성한 평점이니 어느정도 걸러듣기를 바란다. 정말 작품외적인 사유에 큰 지분을 차지하기는 싫지만 낮게 평점을 준 이유 중 하나는 빠꾸없이 연재하느라 목숨을 갈아가는 스타일이었다. 웹소 커뮤니티에 누군가 캡쳐한 사진으로 보았는데 작품 속 인물이 말을 건다던가 상태가 심각했고 내가 보던 시절에는 7연참으로 글을 올리고 그러던데 난 연중이나 글 폭파도 심각하지만 작가 글쓰다 과로로 죽은 작품이야말로 가장 심각한 이야기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외적인 사유이며 개인의 스타일이라 말함에도 이건 좀 심해서 가장 먼저 썼다. 이제부터 작품 내적인 사유이다. 내가 소설을 본 느낌을 단적으로 말하면 오르막길을 굴러서 올라가는 소설이었다. 끊임없는 역경을 회귀라는 기능으로 무한하게 올라가는 소설이고 역경과 고난을 향신료 삼아 상승욕을 만족시키는 내용의. 느낀 단점은 먼저 인물의 중요도와 그에 따라서 얽혀야할 서사나 암시가 많이 부족했다. 중요한 인물임에도 주인공이 경지의 상승이라는 작품 속 숙제에 밀리는것임을 감안해도 인물의 중요도와 서사의 배분이 많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실제로 연재초기에 마음에 안든다며 수정 후 연참을 했으니 본인도 인지했다는 점인데, 그 이후로 3권분량을 더 읽었음에도 좋아진단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주인공이 구르고는 있지만 대단하다고 인식시켜주는 구간에서 비교대상에게 몰입도 없이 대충 설명만하는 구간이 대표적인 예시다. 선협물임에도 인간찬가의 주제와 강해지는 상승을 느끼는 소설의 목적은 내 취향의 글임에도 너무나 분명해서 높게 점수를 줄 수 없었다. 이 뒤로 읽고 지적한 부분이 개선되었거나 아니면 작가가 돈 잘번걸로 건강관리하고 있다면 여기서 1.5점을 더 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단 극악한 연재가 별점에 들어가냐하면 그건 아니다. 순수히 작품에 관한 이야기로 1점을 주었다 악의 평범성을 아는가? 안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충분히 알테니 읽지 않으셔도 된다. 그냥 간단히 말하면 나쁜 인물은 서사가 어떻든 보기싫고 역겹다는 뜻이다. 복수물이나 다크히어로처럼 도덕의 테두리 바깥에서 활동한다면 나름의 목적이나 상대방에게 충분히 위해를 가할 당위성을 증명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악인이라 거리낌이 없고 극한의 이기심을 발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없어서 못본다는 피카레스크라는 장르도 있지만 분명히 선하거나 보편적인 성향의 주인공인 작품보다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다. 나는 자기가 상처받고 거지같은 인생을 산다고 길가다가 찾을 사람 하나 없는 부랑자들을 잡아다가 고문하고 죽여서 피뽑아서 거리에 자기 예술이랍시고 염병하는 새끼에 이입해서 보기 싫다. 자기가 기대받던 입장에서 백안시 당하는 입장으로 그리고 죽음의 위협을 당해서 성격이 거만하고 적을 만드는 히로인일 수 있다. 정말 심하면 길가다가 대가리가 쪼개질 수 있는 세계관이고 실제로 몇번 이뤄질뻔 할 수 있다. 하지만 뒤틀린 소유욕만 가득하고 도덕이나 양심없이 연적이랍시고 사람을 죽이는 정신나간년에게 호감이 생기지 않는다. 난 역겨운 인간을 보려고 소설을 보는 게 아니다.
높은 평점 리뷰
군상들에 섞여서 다른 이들의 얼굴을 보면 나 또한 별반 다를 것 없다고들 생각한다. 그러면서 본적 없는 엄청난 초인을 머리에 그리고는 그 초인과 비교하면서 나 또한 군상들같은 작자라고 생각한다. 1인칭 시점으로 그게 당연한 듯 회상하고 회고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아니란 사실이 명료해진다. 협객과 깡패. 위인전에 나온 도사와 테러범. 허풍개 이 지나치게 겸손한 사람은 모두 다 자신이었음을 극 마지막에 가서야 깨친다. 하늘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이영도 작가는 일단 아저씨고, 그래서 아재감성의 개그가 남들에게 맞지 않는 코드일 수 있다. 나는 괜찮았으나 분명히 단점으로 집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외에는 특별히 단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폴라리스 랩소디때는 너무나 추상적인 관념의 물화가 단점이었고, 드래곤라자는 작가의 첫 작품인 만큼 지나치게 주인공 중심으로 편의주의적인 글이었고 그 부분을 너무나 아프게 긁힌 작가가 쓴 퓨처워커와 그림자자국은 내 어린시절의 추억을 긁어놓는 듯한 멘탈을 부셔버리는 글이었다. 하지만 눈물을 마시는 새는 그렇지 않았다. 많은 감정의 격류가 흐르고 섞이는 글이었다. 보니와 사모를 기억하며 나도모르게 눈물을 흘린게 몇번이나 기억난다. 확실히 나는 이 소설이 좋다.
시스템창을 좋아하지 않는다. 묘사를 하기보다 숫자나 수치로 툭 던지는 모습이 무성의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달랐다. 어떻게든 하나라도 긁어내어 어딘가에 덧붙여서 멋진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흠집이 있으면 주변을 잘 깎아 멋진 무늬로 만들 듯 이 작가는 그걸 해낸다. 사망회귀라는 능력이 대단히 사기적인 것을 안다. 그래서 자칫 원패턴이 될 수 있음에도 이렇게 저렇게하며 멋지게 글을 써내려간다. 다른 소설과 다르게 마치 잘 만든 극본같기도 하다고 느낄만큼 치밀함이 느껴졌다. 남들이 하지 않을 수고스러운 일임에도 이미지와 폰트등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까지 감탄스러웠다. 그런 작가가 가끔 자기 이성취향을 드러낼 때 좀 짜치긴 하지만 읽을 가치가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