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을 부인으로 맞이하긴 했지만, 침실을 공유할 생각은 없어.” 바샬족의 하나뿐인 공주 두하 옐 바샬. 단지 여인이라는 이유로 족장의 자리를 뺏긴 두하는 부족을 위해 제국과의 혼인을 결심한다. 그녀의 결혼 상대는 할튼의 주인이자, 제국 최강의 검. 레온하르트 반 에스바덴 대공. “당신이 이곳에서 무얼 하든 상관하지 않겠어. ‘에스바덴 공작 부인’으로서의 품위만 잃지 않는다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얼굴과 달리 차디찬 눈빛이 그녀를 싸늘하게 응시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두하에게 마음을 줄 일 따위는 없다는 듯. 그래, 오직 동맹을 위한 결혼이었다. 분명, 그랬을 터인데. “말했을 텐데. 내 일생에 여인은 당신 하나뿐일 거라고.” 언제부터였을까. 지독한 열망으로 가득 찬 푸른 눈동자가 그녀를 오롯이 담고 있었다. 두하는 거세게 뛰기 시작한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들의 동맹 결혼은 더 이상 동맹만을 위한 결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직 미혼이신 여성분들을 카터가에 초대합니다. 저희 형님을 직접 보시고 신랑감으로 적절한지 판단해 주세요!] 제국의 대(大)부호 카터가의 장남, 아서 카터. 별명은 개망나니, 취미는 주먹질, 발길질, 욕설 등등. 사교계의 문제아인 그는 망할 동생 윌리엄에 의해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구혼 연회에 참석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한 여자와 마주치게 되는데. “누가 누구더러 야만인이라는 건지. 차림새를 보아하니 날 모욕할 입장은 못 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제대로 된 유혹을 할 처지도 아닌 것 같군.” “공개 구혼까지 할 정도로 애쓰고 계신 건 알겠는데, 그쪽처럼 무례하고 폭력적인 데다 연회장의 에티켓조차 지킬 줄 모르는 남자는 취향이 아니라서요.” 몰락한 백작 가문의 장녀, 메리엘 로즈몬드. 우아하고 나긋나긋하지만 천하의 개망나니 앞에서도 기죽는 법이 없는 그 모습을 목격한 윌리엄은 그녀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게 되는데. “부디, 제 형수님이 되어 주십시오!”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그게 안 된다면, 저희 형을 진짜 신사로 만들어주십시오!” 결국 아서의 가정교사가 된 메리엘의 수업이 시작되고. 서로를 길들이려는 과정에서 기묘한 두 사람 사이에는 기류가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동시에 기묘한 사건들까지 덮쳐온다. “지금은 나를 좋아합니까, 레이디 로즈몬드?” 숙녀와 개망나니. 낭만과 파란 속에서 두 남녀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일부 인물, 지명, 사건은 실제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해 변형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