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밍키라고 불렸다.소극적이고, 사람들과 엮이기 싫어서 벽에 붙어 다닐 정도로 아웃사이더이며. 싸움을 싫어하고 매사에 지나치게 온건한 나는, 이태온을 만나던 그 날부터 본명인 민규연보다 밍키라는 별칭으로 훨씬 더 많이 불렸다.***머리 위로 폭신한 촉감의 무언가가 폭하고 떨어졌다.무릎담요였던 것 같은데, 어깨까지 덮여서 따뜻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화사한 핑크 무릎담요를 이태온이 왜 들고 있었는지는 지금도 도무지 모를 일이었지만.“너는, 밍키다.”“…뭐?”“요술 공주 밍키.”그때 나는 흰색 터틀넥에 남색 베스트를 겹쳐 입고 있었다. 분홍 담요까지 머리에 쓰고 있었으니, 영락없는 밍키의 컬러칩이었다.“찾았다. 밍키.”“뭐,래.”“열 살 때부터 내 여신이었는데. 이렇게 만날 줄은.”무슨 신, 여신?[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우리 윈저엔 말야. 천상계랑 지상계가 있어. 일단 천상계 꼭대기에 일짱이 있고, 그 일짱은…… 주님이지.” 전직 태권도 메달리스트이나 현재는 일용직을 전전하는 서채현은, 다리를 다친 보육원 친구를 대신해 임시로 클럽 ‘윈저’의 가드로 일하게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서채현은 제 인생이 완전히 뒤집힐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클럽에 적응을 해 가던 어느 날, 서채현은 사수 김문현의 부탁을 받고 ‘VIP 배달’을 하러 갔다가 사고를 치고 그날로 소문의 ‘주님’, 주하정을 만나게 된다. 주하정은 사고의 경위를 따져가며 관련자들을 하나씩 족치고, 그중 김문현은 손수 목을 조르며 서채현에게 묻는다. “어떻게, 이것도 살려?” 살릴 수 있으면 살려 보라는 도발에, 서채현은 본능적으로 김문현의 목을 조르는 주하정의 손목을 돌려찼다. . . . “저기야. 근데 이건 어쩔래?” 주하정이 깁스한 손을 달랑달랑 흔들었다. 서채현이 대신 아플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었다. 그럴 수 없으니 막막할 뿐이었다. “그건…… 제가 갚을.” “어떻게?” “일단 어떻게든.” “뭐, 몸으로라도 갚게??” 서채현은 주하정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흥미롭게 내려 보는 눈빛이 먹잇감을 보는 포식자와 같았다.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거란 예감, 그 후엔 아득한 무력감이 서채현의 가슴에 밀려왔다. “그냥.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다?” “할 수 있는 건,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