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소용돌이> 한국 해양 과학의 전망과 목표 약 1년 간의 한국 과학 현장을 시간대별로 서술한 ‘현장 기록형 과학소설’ 『태평양의 소용돌이』도 한국 소설 가운데 보기 드문 전문적인 해양 지식을 바탕으로 거창하게 전개되었다. 미래의 한국은 해양산업과 우주산업에 달려 있다. 주인공 신인철(申仁哲)은 미래의 한국을 먹여 살릴 젊은 엘리트이다. 미 버클리대학교에서 해양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박사이다. 그는 확고한 과학 철학을 가지고 한국과 한국의 국력 신장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한다. 안산의 해양 연구원을 중심으로 외나로도의 한국항공우주센터, 동해의 독도, 남해의 파랑도 등 한반도 전역을 동서남북으로 관할하며 연구한다. 주인공 신인철을 뒤에서 조종하는 것이 작가 손정모이다. 그는 서울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이학박사이다. 현재 한국 문단에서 보기 드문 전문 과학자이다. 유명한 선배 문인들 중에는 경희대 국문학과의 조병화(趙炳華) 시인이 이전에 서울고교 등에서 화학 과목을 가르친 과학자였으며, 「오감도」의 이상(李箱)이 건축 설계사였다. 다양한 현대 사회에선 이러한 전문 분야 문학가들이 필요하다. 근대 선각자인 다산(茶山) 정약용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철학 사상과 같이 이제 우리문학도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소설이 필요하다. - ‘서평’ 에서
<일몰의 파동> 평가의 말 평론가의 분석 영역이 되는 것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작가론과 작품론이 있다. 작가론은 작가의 작품 경향과 시대적 조류를 관련시켜 분석하는 것이다. 작품론은 작가의 개별 작품을 문학적으로 조명하여 분석하는 일이다. 필자는 작가와 평론가를 겸한 처지에서 작품들을 대하는 입장이다. 일반 평론가들이 느끼지 못했던 작가들의 창작 의도까지 선명히 들여다보인다. 작가들이 작품 한 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신력은 어마어마하다. 작가가 되어 보지 않고서는 섣불리 추측할 수 없는 영역이다. 대다수의 평론가들에는 작가의 창작 의도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속 편한 소리로, 순수한 작품 위주의 분석을 한다고들 말한다. 작가는 감수성이 대단히 높은 인간이다. 어떤 언어들은 사용 여건에 따라 의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눈물은 기쁠 때도 흐르고 슬플 때도 흐른다. 눈물을 흘리는 여건을 파악하지 못하면 온전한 분석이 되지 못한다. 평론 일변도의 연구자들은 특히 작가의 창작 의도를 통찰해야 한다. 이런 수련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궤변을 늘어놓기 마련이다. 독자들에게 제대로 된 해석의 길잡이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번 평론집에서는 김시습과 이상의 작품을 주로 분석했다. 그 이외의 경우에는 문예지에 발표했던 평론들과 현대 작가의 작품론들을 함께 엮었다. 시를 대할 때는 시인의 관점에서 창작 의도를 먼저 분석했다. 소설을 대할 때는 소설가의 관점에서 충분히 창작 의도를 헤아렸다. 그랬더니 김시습과 이상의 작품에서는 놀라울 정도의 작품의 향훈(香薰)이 느껴졌다. 진실로 경건한 마음으로 이들 작가의 작품을 분석하려고 노력했다. 가슴 뿌듯한 성취감을 느낀다.
<굽이치는 대양의 선율> ■ 책 소개 망망대해에서 참치 떼를 쫓는 해양과학문학의 진수! 바다를 소재로 작품을 창작할 때, 발전하는 해양과학을 조명하거나, 해양과학과는 무관하게 바다 자체를 소재로 삼는 경우이다. 이 작품은 전자에 속한다. ■ 본문 - ‘작가의 말’ 올해는 저자에게 각별히 의미 있는 해라고 여겨진다. 올해 1월에는 제6회 김만중 문학상 금상 수상작인 ‘떠도는 기류’를 남해군청을 통하여 출간했다. 같은 해에 두 번째의 장편소설을 출간하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책에서 다룬 소재는 해양(海洋)이다.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출현한 곳은 육지가 아니라 바다다. 인간도 기본적으로는 물에 엉겨 붙었던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로부터 진화되어 출생했다. 바다는 인간 생명의 출생지다. 이런 소중한 바다를 문학에서 다루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바다를 소재로 작품을 창작하는 형태는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발전하는 해양과학을 조명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해양과학과는 무관하게 바다를 소재로 삼는 경우다. 저자의 경우에 전자의 관점에서는 2작품이 출간되었다. ‘태평양의 회오리(2011)’와 ‘꿈꾸는 바다(2015)’가 여기에 해당된다. ‘태평양의 소용돌이’는 해양과학을 참신하게 조명했다는 관점이 평단의 관심을 이끌어 2011년에 제3회 노원문학상과 제20회 경기도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번의 작품은 후자의 관점에서 창작되었다. 1996년 8월 2일에 발생된 페스카마(Pescamar)호의 선상 난동 사건이 다루어졌다. 참치 잡이 원양 어선이 태평양에서 조업하다가 생긴 사건이었다. 조선족 중국인 사내 6명이 한국인 7명을 포함한 11명의 선원을 살해했다. 조선족과 한국인 사이의 미묘한 정서가 관여된 사건이다. 그래서 정확한 내막을 모르고서는 다루기가 조심스러운 영역이다. 하지만 최대한 객관화된 관점에서 자료를 확보하여 사건을 다루었다. 이와 유사한 난동 사건을 방지하려면 정확한 조명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당시의 사건 기록과 판결문을 바탕으로 최대한 사건을 객관화시키도록 노력했다. 사건이 일어난 남태평양은 여전히 원양 어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곳이다. 특히 ‘사모아’라는 국가는 원양 어선이 기항하는 곳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국제화 시대에 사모아의 자연 환경과 풍광을 다루어 보았다. 오염되지 않은 원시의 바다에 가까운 남태평양은 인간의 안식처라 여겨진다. 사모아의 대다수를 이루는 두 섬은 사바이와 우폴루이다. 두 섬이 제주도의 크기와 유사하여 친근감을 자아낸다. 근래에는 사모아 관광청이 국내에까지 손을 내밀어 한결 여행하기가 쉬워졌다. 바다는 육지에서 배출된 시냇물과 강물을 모두 머금는 곳이다. 그리하여 수시로 물을 증발시켜 구름으로 띄워 올리기도 한다. 치솟은 구름은 밀도가 커지면 다시 비가 되어 쏟아진다. 물의 순환이라는 것이 하늘을 거쳐서 육지와 바다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우주의 현상과 더불어 인간의 포용성도 다루어 보았다. 때로 생명까지도 교환할 정도의 친구인 지기(知己)의 개념도 다루었다. 지기가 나란히 주인공과 연정을 품은 경우를 사실적인 관점에서 다루었다. 쉬운 경우는 아니지만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에 초점을 두었다. 문인이란 독자의 정서를 순화시킬 수 있는 작품을 창작해야 한다. 작품은 설정된 내부 갈등을 거쳐서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이런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문인은 정서 순화와 언어조탁(彫琢)의 관점에서 부단히 수련해야 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해양을 소재로 인간의 내면 정서를 면밀하게 다루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부단히 수련했음에 작은 보람을 느낀다.
<꿈꾸는 바다> 한 청년의 노력과 집념으로 일군 꿈꾸는 바다로의 화해 국제적인 상상력으로 한국소설 공간을 확장한 손정모 장편소설 ■ 본문 - ‘작가의 말’ 각국의 해양은 어느 나라의 경우에나 중요한 삶의 터전이다. 해양의 질서와 치안을 유지하는 조직이 해양경찰이다. 2014년의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해양경찰을 없앤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설혹 기존의 조직이 해체된다고 할지라도 해양경찰의 업무마저 사라지겠는가? 결국은 조직의 이름만 달라질 뿐 고유 업무는 잔존하리라 여겨진다. 한반도 주변의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이 바다에까지 영향을 주는 현실이다. 자국의 이익과 권리도 중요하지만 협력하여 함께 공존하는 체제도 중요하다. 도서의 주민들과 국가가 서로 도우면서 미래를 꿈꾸는 세계가 조명되었다. ‘어로기술사’는 어로 분야에서는 최고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하여 낙후된 어촌을 활성화시킬 수도 있다. 미래는 해양과 우주에 관하여 열려 있다. 해양에 대한 현실을 파악하여 국제화 시대에 부응했으면 하는 소망이다. 정부와 지방이 분리되지 않고 상호 유기적으로 돕는 체제가 그립다.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이상적인 세계는 멀지 않다고 여겨진다. 이상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된다. 발전 가능한 한반도 미래의 해양이 부각되어 있다. 중국과 일본의 보이지 않는 음모는 결코 과장된 것만은 아니다. 미래의 문제점들을 예견하여 타개하는 방법들도 제시되어 있다. 문학은 현실을 반영하는 실체여야 한다. 해양을 일반 독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제시하도록 노력했다. 대자연이란 전문 과학자들만이 관심을 갖는 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과 해양이 어우러지는 현상을 독자들이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 대자연과의 교감이란 영역에서는 작가나 독자들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졸저가 독자들에게 바다에 대한 근원적인 그리움을 일깨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본문 - ‘평설’ *독자와 함께 꿈꾸는 긍정의 바다 유금호(소설가, 목포대 명예교수, 문학박사) 1. 재미없는 한국소설 최근 들어 한국문학의 왜소화에 대한 여러 현상들에 대해 우려의 소리가 높다. 도무지 한국소설은 재미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것이다. 주변의 영화를 비롯한 영상매체에 관계하는 지인들은 한국문학에서 원작을 가져 오려는 시도를 오래전 접은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만화, 그것도 일본 쪽 만화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가져온다고 떳떳하게 밝히고 있다. 출판 시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재테크와 건강, 취미 쪽에 출판 시장을 양보한 것은 오래전이지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문학 쪽도 한국문학에 할애하는 공간은 형식에만 그치고 있다. 독자의 관심권에서 멀어져버린 한국문학에 대한 공간의 배려는 낭비라는 태도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오늘의 현실 자체가 너무 드라마틱하게 점철되어 가는데 가상의 문학적 상상력은 한참 뒤떨어져 있어서 독자들의 관심 안에 끼어들 여유가 없다고. 거기에 작가들의 상상력의 한계 문제도 지적이 된다. 독자들의 상상력의 영역이 엄청나게 넓어지고 있는데도 작가들의 상상력은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독자들의 상상력 영역까지 확대되지 못하고 있어 독자를 동참시키는 견인력을 아예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의견도 있다. 그동안 한국문학의 지나친 순혈주의 전통이 독자와는 상관없는 허공에 자리하고 그것이 점차 고착화되어 독자와는 상관없는 독립적 세계에 머물러 있다고. 이러한 의견들은 일정 부분 합당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어떤 이유가 되었건 현재의 한국문학, 특히 한국소설은 독자와 유리된 채 매우 힘겨운 연명 상태인 것은 확실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손정모의 장편 『꿈꾸는 바다』는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첫 번째가 한국소설 공간의 확장에 따른 상상력의 확대이다.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라는 점,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는 지정학적 숙명성에 대한 인식이 이 소설의 기본 구조이다. 그동안 우리 문단에서 쓰여 온 한국소설에서 우리 조국이 삼면이 바다라는 인식과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있는 지정학적 특성의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는 공간 개념을 가진 작품이 한 편이나 있었는가의 점이다. 그간 한국소설의 공간 개념이 지나치게 협소했다는 자괴심을 손정모의 소설은 일깨워준다. 거기에 또 하나, 지나치게 도시 중심의 공간, 도시를 축으로 하는 배경 속에 우리 한국소설이 갇혀 있었다는 자괴심이 드는 것이다. 2. 그 나무에 그 열매 손정모의 소설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소설 이론의 오래된 고전적 명제-‘그 나무에 그 열매’라는 생트 뵈브(Sainte-Beuve, 1804∼1869)의 이론이다. 수많이 명멸해온 문학이론 중에서 오래된 이론의 하나인 ‘작품이 그 작가의 품성을 떠날 수 없다’는 그 명제를 이 소설은 너무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이학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이 작가의 특이한 이력과 작품의 상관관계는 상당히 흥미롭다. 깊은 바닷물 속에서 일어나는 생태학적 특성에 관한 작품 속의 세계는 이 작가가 아니면 그려낼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난대성 심해 어종인 육식성 아귀의 출현이나 그 배설물에 의한 적조 현상과 양어장 물고기의 떼죽음, 일본에서 상어구 속에 새끼 상어를 넣어 한국 어장을 황폐화하려는 시도, 이를 격퇴시키는 우리 기술로 개발된 돌고래 사이보그의 활약 등이 박진감을 가지고 흥미롭게 펼쳐지는데 이러한 세계에 대한 구사가 다른 작가에게서 가능하겠느냐의 이야기이다. 어민들의 생활 향상을 위해 설치되는 어초(魚樵)에 대한 이론, ‘화산 불꽃’으로 알려진 형광물질에 대한 이용 사례 등은 이 작가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세계로 여겨진다. 아래의 예문들에서 보이는 내용들은 다른 작가들은 상상하기 힘든 세계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작가가 기울이는 어느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천착과 관심이 그 작가의 작품에 독특한 특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 개인적인 주장에 상응하는 특색을 이 작가는 여러 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쿠로시오 해류에서 갈라진 쓰시마 난류가 한반도의 동해로 들어선다. 쓰시마 난류가 들어서는 길목이 울산 앞 바다이다. 울산 동쪽 60 ∼130km 해상의 공간은 광활하다. 이 지역에 난류를 운송하는 해류가 쓰시마 난류이다. 난류의 열기는 서식 환경을 크게 고조시킨다. 동해의 중심 영역까지 진행하는 난류가 쓰시마 난류이다. 이들 난류로 인하여 플랑크톤이 크게 증식하면 멸치 무리가 움직인다. 멸치 무리는 수천만 마리가 군집을 이루어 이동하는 속성이 있다. 멸치 무리를 전갱이가 뒤쫓고 그 뒤를 갈치 무리가 뒤쫓는다. 이런 현상은 수산과학원에서 규명한 바가 있다. 이들 어류가 뒤엉켜 소용돌이치면 초음파로 현장을 감지하는 동물이 돌고래다. 돌고래는 초음파로 신호를 주고받는 대표적인 수중 포유류다. 해마다 멸치 무리가 움직이면 반드시 돌고래 무리가 움직인다. 한반도 동해의 울산 앞 바다에는 특히 돌고래가 잘 몰려든다. 가장 커다란 원인이 플랑크톤을 쫓는 멸치 떼들의 이동 현상이다. 어초는 물속에 가라앉으면서부터 해조류들이 달라붙어 자랄 터전을 제공한다. 어초에서 해조류가 서식하면 물고기들에게 산란할 장소를 제공하게 된다. 점액질로 끈적거리는 물고기의 알들은 바닷말에 붙어 흩어지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물고기의 수컷들이 종족의 알들을 지키려고 애쓴다. 그러다가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산란된 알에서 물고기들이 깨어난다. 치어들이 생명을 지키려고 몸을 숨기기에도 바닷말은 좋은 장소다. 이런 점들로 말미암아 해조류가 부착된 어초는 어장을 형성하는 거점이다. 공 내부에는 갓 부화한 상어 새끼들이 50여 마리씩 들어 있었다. 상어는 난태성 어류이기에 어미의 몸에서 부화가 되어 새끼를 낳는다. 새끼를 밴 상어의 몸뚱이에서 인위적으로 새끼들을 꺼낸 모양이다. 그러고는 천연 고분자의 공 속에 새끼들을 넣었다. 천연 고분자는 점액질로서 새끼들의 영양을 공급하는 수단이라 여겨진다. 천연 고분자 공에는 상어 새끼들이 꽉 차 있다. 이들 상어구를 어디서 만들었는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상어구 바깥에 찍힌 제조업체의 이름이 일본어로 찍혀 있기 때문이다. 은호와 호준이 찾아낸 상어구는 열두 개에 이른다. 아마 발견되지 않은 것까지를 고려하면 이십 개는 되리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어장에 천 마리의 상어 새끼들을 배치시킨 셈이다. 새끼 상어가 자라면 어장의 물고기들을 먹어 치우리라 예견된다. 천 마리의 상어 중 백 마리만 살아남더라도 어장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으리라 예견된다. 3. 긍정과 화해의 힘 이 소설은 은호라는 남자 주인공이 ‘매물도’라는 섬에 공무원으로 특채되어 섬 주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가까운 비진도에 역시 함께 근무하게 된 친구, 호준과 더불어 어장 확장을 위해 ‘용승류’를 탐색하고 정부 지원 아래 어초 투입과 공동 마을 양식장을 만들지만, 중국과 일본 어민들의 집요한 우리 어장에 대한 황폐화 시도로 여러 번의 좌절 끝에, 마지막 서로의 화해로 마무리하는 구도로 되어 있다. 오래도록 우리 곁에서 살아남아 온 전설이나 동화의 공통점은 갈등과 고통의 과정을 지나 결말의 화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의 보편적 정서 속에는 착한 사람들의 성실한 노력이 결과적으로 승리에 도달하는 신데렐라적 환상이 잠재해 있다. 이러한 잠재적 욕구는 상상력의 산물인 소설 작품의 전개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스토리의 구조는 갈등의 시작-갈등의 고조-위기-갈등 해소와 화해라는 기본 구조를 따르고 있고, 이것은 일반 독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극대화시키는 구조여서 『꿈꾸는 바다』는 이 기본 구조에 비교적 충실해서 독자들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준다. 삼면이 바다라는 지정학적 특성,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있는 반도의 위상이라는 전제에서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물고기 양식이라는 사업은 일종의 숙명이고 생명줄이다. 이 양식의 확장을 위해서 주인공 은호가 설정되어 있고, 공동 양식장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흡혈 아귀의 등장과 적조 현상은 갈등의 출발이다. 중국 잠수선의 옹위를 받는 중국 거룻배들의 침입에 뒤를 이은 일본 상어구의 침입은 갈등의 고조를 이룬다. 여기에 중국의 여인 납치와 상어구의 확산으로 갈등은 폭발 직전의 최고조에 달하고 마침내 사이보그 돌고래의 등장으로 접전이 불가피해진다. 거기에 주인공의 노력으로 각국 어민 대표들과의 대면으로 갈등이 소멸되면서 결국 갈등 해소의 국면을 맞는다. 드디어 바다는 꿈꾸는 바다가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젊은 여인들과 주인공 은호의 교류와 외국 불량배들과의 격투들이 양념으로 작용하면서 갈등의 고조와 그 해소에 신선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작품 평설’이나 ‘서평’이라는 이름의 글들이 자칫 작품과 독자 사이에 끼어들어 소통을 방해하거나 오독으로 안내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원칙적으로 작품은 독자와 맨 살로 부딪쳐서 거기서 얻는 반응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평소의 지론이다. 중언부언의 내 개인적 의견의 첨삭이 손정모 장편을 읽는데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위험한 소통 방해의 위험을 안고 여기에 첨삭의 사족을 다는 이유는 이 작품이 가진 그 독특함에 있다. 우선 가독성의 문제이다. 그간 한국 소설이 독자와 유리된 채 지나치게 고답적인 영역에 머물고 있다는 우려에 대한 대안 제시로서 보통의 독자가 작가의 상상력에 동반하는 여유를 이 소설이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한 관심이다. 다음으로는 한국소설의 영역 확대에 이 소설이 기여하고 있는 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 소설이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우리가 처한 이 지정학적 특성과 바다가 가진 경제적 측면이나 타국과의 갈등 가능성에 관심을 둔 적이 있었느냐이다. 또 하나의 일반론은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진전에 대한 기대 심리의 문제이다. 현실의 좌절과 각박함 속에서도 상상력 속의 갈등에 대한 화해와 결말의 행복에 대한 보상심리를 일반인들은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에서는 한 청년의 집념과 긍정적 삶의 태도가 주변을 변화시켜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칫 위기로 몰릴 수 있는 국제적인 갈등까지도 한 청년의 노력과 집념으로 꿈꾸는 바다로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음에 일반 독자들은 안도하는 것이다. 독자들의 현명한 일독을 권한다.
<비상의 회오리> 한·중·일의 치열한 영토분쟁 속에 숨겨진 음모와 사랑 과학적 상상력과 소설적 재미가 넘치는 손정모 장편소설 이 소설은 중국의 선양(瀋陽)에서 베이징, 상하이, 하이난도 등의 중국 대륙과 미국, 일본에까지 미치는 공간적 배경에 대한 작가의 폭넓은 관심사도 흥미롭다. 오늘날 한국 소설이 너무 재미없어서 읽히지 않는다는 현실 앞에 이 소설 『비상의 회오리』가 가진 매력적 가독성은 탁월하다. -유금호(소설가∙목포대 명예교수∙문학박사) ■ 본문 - ‘작가의 말’ 일본, 중국, 러시아는 10,000km가 넘는 사거리의 유도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2012년에 겨우 800km의 미사일 사거리를 확보했다. 주변국들과는 대조적인 사거리가 우방국이라는 국가의 영향력에 의해 조절되는 현실이다. 요동에서 중국의 중원(中原)을 노려보던 고구려의 기상은 어디로 간 것일까? 정예병으로서 나당 전쟁에서 중국을 물리친 신라의 위세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나로호 발사의 성공은 국력 성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리라 여겨진다. 현대의 과학 수준은 대단히 향상되었다. 단층 촬영기나 자기 공명 영상기로 인체를 샅샅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지구의 구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탄성파로 지구 내부를 들여다보며 인공적으로 마그마(magma)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하와이를 이루는 132개의 섬이 모두 암장(巖漿; magma)이 치솟아 만들어졌다. 화산섬의 생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인공 지진과 관련이 된다. 여기서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든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글을 썼다. 과학이 과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관점 때문이다. 문학은 어떤 영역에서도 독자들에게 충분한 친화력을 제공하는 매체다. 따라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영역을 소개하는 몫도 작가의 역할이라 여긴다. 군더더기 같지만 명시할 필요가 있어서 밝힌다. 소설의 세계는 가상의 공간을 그려낸다. 가상의 공간이지만‘실제와 매우 흡사한 공간’을 작가가 조명한다. 사실성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현존하는 실존 관공서의 명칭이 사용된다. 소설의 갈등 구조를 나타내려고 국가 기관들끼리의 알력이 일부에 제시된다. 갈등 구조란 작품의 주제를 극대화하려는 서사 기법 중의 하나이다. 단지 그것일 따름이다. 추호도 문학 이외의 다른 의도는 없음을 작가의 양심으로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