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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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의 숨

나는 이 세계의 부적합한 존재였다. 젓가락 같은 팔다리,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 느린 대답. 내가 다른 세계로 넘어왔다는 것도, 새로운 세계를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그 무엇도 이해하지 못했다. 구질구질한 삶을 이어 나가던 내 앞에 나타난 ‘그’를 만나기 전까지. * * * 마차에서 내린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 떨어진 것처럼, 그는 유독 뚜렷하고 선명하게 다가왔다. 남자는 마치 장식장에 둘 물건을 고르듯 나를 훑어보고 있었다. “이름은?” 그가 내게 물었다. 뒤늦게 입을 뻐끔거리며 대답하려는데 그는 됐다는 듯이 말을 잘랐다. “생각해 보니 알 필요 없을 것 같네. 내가 새로 지어 줄 테니까.” 그는 길거리에 떨어진 물건을 줍듯 대수롭지 않게 나를 줍고선 말했다. “앞으로 주인님이라고 불러.” “…….” “아벨.” 나를 내려다보며 남자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