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아리
전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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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꿈결 같은 시간, 젊음과 맞바꾼 사랑의 기억어쩌면 당신도 그 섬에 다녀왔을지 모른다다만 기억하지 못할 뿐고품격 로맨스 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다섯 번째 작품, 『미인도』 출간제2회 세계청소년문학상과 제3회 디지털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을 이끌어갈 젊은 작가로 주목받아온 전아리의 소설 『미인도』가 나무옆의자 ‘로망 컬렉션’으로 ...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 다시 한번, 하지만 이젠 정말 끝이기를…… 코너에 몰린 자들이 내뻗는 절박한 펀치 한 방! 전아리의 세번째 소설집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각종 청소년문학상 수상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이래 작가는 수많은 단행본을 출간하며, 그의 문학적 역량을 꾸준히 증명해왔다. 얌전한 줄만 알았던 금수저 언니의 일탈(『어쩌다 이런 가족』), 여대생과 시간강사의 파격적 멜로(『달이 뜨면 네가 보인다』) 등 소재의 한계 없이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이끌어온 전아리. 작가는 이 저력을 바탕으로 『주인님, 나의 주인님』(은행나무, 2012) 이후 6년 만에 소설집을 펴냈다. 이 책은 차라리 지옥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잔인하고 강렬한 서사를 중심으로 궁지에 몰린 이들의 감정을 극단으로 몰고 가는 한편, 고양이를 무는 쥐처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격을 가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8편이 실렸다. 펑펑 울어도 이상할 것 없는 절벽 앞 같은 상황에서도 좌절로만 끝내지 않는 강한 마음가짐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우리 스스로의 삶과 사회의 병폐를 되돌아보게 한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전아리 작품 속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

한 달간의 사랑

<한 달간의 사랑> 나는 그저 보통의 연애를 원했을 뿐이다. 시작이 남다르긴 했으나 이렇게까지 갓길로 빠질 줄이야! 《직녀의 일기장》으로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전아리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소설 “타인을 사랑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스스로라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무리 속에서 빠져나와 홀로 보내는 시간도 필요하다. 외로움이 두려워 늘 다수 속에 휩쓸려 지내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의 그림자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_작가의 말 열일곱 살 이재경이 맞닥뜨린 첫사랑의 마법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 오늘의 청소년문학 시리즈의 아홉 번째 권인 《한 달간의 사랑》은 첫사랑에 빠지는 마법 같은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한 청소년소설이다. 열일곱 살 이재경은 머루 같은 눈에 긴 생머리의 은하를 만나 그녀가 평소에 꿈꿔온 자신의 이상형이라 철석같이 믿게 되지만, 곧 은하와 은하가 살고 있는 세계가 상상한 것과 달리 너무나 위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사랑은 인간을 새로운 세계와 이어주는 가장 직접적인 길이다. 하지만 십대 청소년 각자가 가진 불안함과 미숙함은 이러한 사랑의 속성을 위태한 벼랑 끝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재경은 은하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가진 편견, 근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진실과 내면에 대한 무관심 혹은 미숙한 판단을 정면으로 마주보게 된다. “그 애의 빨갛게 언 동그란 코끝을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는 예감” 열한 살 소연이에게 고백을 받고, 똥개 츄에게 쫓기는 시시한 일상을 보내던 재경은 어느 날 교복치마를 펄럭이며 독서실 옥상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은하를 만난다. 거짓말처럼 재경의 앞에 나타난 긴 생머리에 사슴 같은 눈을 한 아름다운 소녀. 열렬한 연애를 꿈꾸며 서점에서 <누구나 카사노바가 될 수 있다>는 연애지침서 따위를 탐독하던 재경은 순간 그것이 사랑이라 믿어버린다. 자살하려는 은하에게 한 달 동안만 자신과 사귀어주면 자살을 도와주겠다고 설득해 계약 연애를 하는 데까지 성공한 재경. 하지만 아름다운 여자애와 연애를 시작했다는 자랑스러움도 잠시 곧 친구들이 이미 은하를 알고 있으며, 그것이 재성여고에서 터진 ‘몰카 사건’ 때문임을 듣는다. 이미 아무하고나 자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이야기에 재경은 고민에 빠진다. 소문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것은 재경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몰카 동영상을 퍼뜨린 것이 다름 아닌 일진으로 유명한 동생 현정이란 것에 더 큰 충격을 받는다. 재경은 결국 은하의 복수 계획을 돕기로 결심하지만 은하의 이야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고, 재경은 이러한 사건들을 거치면서 스스로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 ‘내 동생은 누구인가?’ ‘내가 첫사랑(혹은 애인)이라 믿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가?’ 이 소설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일어나는 사랑의 순간들을 칼날 같은 문체와 감성으로 포착해낸다. 더해 주인공 각자의 존재를 그대로 내보이고, 부딪히고 깎이는 모습을 통해 우리를 보편적인 사랑과 성장, 소설적 서사 속으로 초대한다. “브레이크가 고장 났어. 그럼 어쩌겠냐? 연료 바닥날 때까지 마냥 달릴 수밖에” 소설에 등장하는 재경과 은하 외에 또 하나 중요한 축은 재경의 동생 현정이다. 재경의 기억 속에 현정은 언제나 희미하기만 하다. 어린 시절에는 너무나 순하고 요령도 없어 친구도 만들지 못했던 존재감 없는 아이. 초등학교 때는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창문에서 떨어지기까지 했지만 재경은 자기 일에 바빠 그런 동생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동생이 다니는 중학교에서 가장 폭력적인 무리를 이끄는 문제아가 되었을 때마저 재경은 그저 동생을 피하고 싶고 없어져버렸으면 하는 존재로만 생각한다. 누구보다 약했고 그래서 어느 순간 가장 강한 존재가 되고 싶어 했을 현정은 은하를 벼랑 끝으로 질주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현정과 은하의 관계, 이후 은하가 보여주는 위태함은 학교 폭력이 개인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문학 천재라는 별칭이 붙은 전아리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소설 《한 달간의 사랑》은 《직녀의 일기장》으로 제2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전아리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 장편소설이다. 전아리 작가는 중고등학생 시절 문학사상사, 푸른작가, 정지용, 대산 등 다수의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 천재’ ‘문학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고 이후에도 계속된 작품 활동으로 천마문학상, 계명문학상, 세계청소년문학상, 디지털작가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문학평론가 방민호의 말처럼 그는 마치 소설 속에서 태어난 듯이 소설적 어법과 플롯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다른 종류의’ 인간으로 보인다. 《한 달간의 사랑》에서도 그는 청소년문학이 빠지기 쉬운 ‘바름’에 대한 강박 없이 열일곱 소년의 눈에 비친 첫사랑의 유혹과 폭력과 상처로 얼룩진 여자친구 은하의 내면을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살려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또 언론과 문단에서도 이야기했듯 탁월한 문장력과 감성, 흥미로운 서사 역시 이 작품의 면면에 녹아 있다.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독자들의 발걸음까지 한번쯤 멈추게 할 만한 리얼한 십대의 이야기 《한 달간의 사랑》은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화법으로 독자들에게 첫사랑의 설렘과 아픔을 전달할 것이다. <추천의 글> 전아리 작가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깨달았다. 세상에는 나와는 다른 종류의 인간이 있다는 것을. 깜찍 발랄하고 쌉싸름한 느낌의 소설들을 발표하는 이 ‘어린’ 작가는 소설적 문장과 플롯을 완전히 몸에 익히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소설가였을 것 같은 그가 진짜 첫사랑 이야기를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이 이야기 속에 살아 있는 재경이와 은하는 이 시대를 사는 지금의 진짜 십대보다 더 순수하고, 더 리얼하다. 나는 어떻게 이런 인물들을 세상에 태어나게 할 수 있었는지, 작가의 머릿속을 다만 궁금해할 뿐이다._방민호(문학평론가)

주인님, 나의 주인님

<주인님, 나의 주인님> 가학과 피학의 충동으로 일그러진 인간 본성, 폭력의 미학과 해학이 폭발하는 8편의 잔혹 드라마! 제2회 세계청소년문학상과 제3회 디지털작가상 대상 수상 작가인 전아리가 새 소설집 『주인님, 나의 주인님』을 출간했다. 그의 이번 소설집에는 제12회 이효석 문학상 최종심에 들었던 「플러스마이너스」를 비롯하여, 「작가 지망생」, 「오늘의 반성문」 등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각종 문학지에서 발표한 단편 8편이 실려 있다. 《주인님, 나의 주인님》의 주인공들은 모두가 폭력과 집착과 음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쾌락에 도취되어 있다. 이는 폭력을 가하는 자도, 폭력에 자신을 내맡기는 자도 마찬가지다. 이 소설집에서는 겨울날 입안에 넣은 박하사탕처럼 싸하다 못해 오싹한 느낌의 묘한 기분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폭력’이라는 주제의 교집합으로 이뤄진 이 소설집은 폭력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손찌검 한번 한 적 없이 상대의 삶을 손아귀에 쥐고 뒤흔들거나(「재이」, 「플러스마이너스」), 폭력에 노출된 자신을 그대로 방치 혹은 아예 쾌락으로 받아들이거나(「오늘의 반성문」), 교묘한 덫을 써서 살기 위해 도망치기도 한다(「재이」, 「작가 지망생」). 트럼프를 촥 펼쳐놓은 것처럼 닮되 각각의 모양과 색을 지닌 폭력의 모습은 작가의 손을 거쳐 각 작품마다 아름다운 결이 느껴지도록 다듬어졌다. 이번 소설집을 계기로 “독을 다루는 여인”이란 별명을 얻은 전아리의 문학적 재능이 하나하나 발현된 작품집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앤

<앤> 청소년 시절부터 문학성을 겸비한 흥미로운 서사로 다양한 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소설가 전아리의 『앤』. 등단 이후 '천재'로 불려온 저자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호흡을 고르며 '치명적 관계'라는 말을 바탕으로 창작한 장편소설이다. '앤'이라는 이름에 묶인 다섯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여섯 사람이 뜻하지 않은 실수로 일어난 죽음이라는 비밀이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로를 파괴하면서 벌어지는 배신과 파멸의 서사가 긴박하게 펼쳐진다. 특히 집착에서 발화점이 당겨진 사랑의 위험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쩌다 이런 가족

<어쩌다 이런 가족> 모든 가족은 막장을 겪는다 이 가족은 조금 더 막장이었을 뿐! 금수저 가족, 고상한 첫째딸의 동영상 유출 사건 누가 봐도 가풍 넘치고 품위 있는 가족, 대화는 절밥처럼 진지하고 정갈하다. 어느 날, 아침식사 자리에서 애지중지 키운 첫째딸이 고상하게 말한다. “저, XX 동영상 찍힌 것 같아요.” 문을 걸어 잠그고 서로 다른 삶의 방식으로 뒹굴던 가족은 이제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폭력과 협박을 동원하는 아빠, 대가를 바라고 언니 뒷조사를 하는 둘째딸, 그 와중에 고고하게 품위를 지키려는 엄마. 없는 것이라곤 소음뿐이었던 이 가족은 위기를 해결하고 굳게 닫힌 방문을 열 수 있을까. 아, 어쩌자고 가족이 되어서…

달이 뜨면 네가 보인다

<달이 뜨면 네가 보인다> 데뷔 이래 소설만으로 스스로를 증명해온 ‘승부사’ 전아리가 완성한 또하나의 스타일! 독자와의 소통과 공감의 전이를 어느 누구보다도 추구하고 있는 소설가 전아리의 열두번째 장편소설 『달이 뜨면 네가 보인다』가 출간되었다. 그간 출간해온 단행본 권수와, 서른한 살(1986년생)이라는 나이는 이 작가의 무한한 능력을 짐작하게 한다. 기실, 전아리만큼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가 있을까. 중고교 시절부터 수많은 문학상을 섭렵하면서 전아리는 이른 나이에 이미 그 문학적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해왔다. 2008년에는 20일 만에 완성한 장편소설 『직녀의 일기장』이 소설가 은희경, 문학평론가 김주연 등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제2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때 심사위원이었던 시인 안도현은 “물건 하나 나타났다”라는 경탄으로 무서운 소설가의 탄생을 예감했다. 일찌감치 프로의 면모를 드러낸 이래 맛깔스러운 서사를 자유자재로 구사해오던 전아리는 돌연, 오래전 집필한 뒤 간직하고 있던 한 편의 장편소설을 다시 매만지기로 결심한다. 2009년 온라인 서점 ‘인터파크 도서’에 연재하던 『달이 뜨면 네가 보인다』가 그것이다(당시 ‘양파가 운다’라는 제목으로 발표). 이 작품은 파격적인 치정 멜로 서사를 부려내며 읽는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정확한 문장으로 묘사해냄으로써 이제까지 전아리가 보여주었던 스타일과는 또다른 매력을 펼쳐 보인다. 늦여름의 마지막 태풍이 지나간 뒤 느닷없이 찾아오는 차가운 가을 공기처럼, 읽는 이의 피부에 스며드는 서늘한 기운을 풍기는 이 소설은 전아리 소설세계에서 가장 진중하고 날카로운 문제작이다. 태풍처럼 지나간 사랑, 그뒤에 엄습하는 서늘한 진실 소설은 여대생 ‘나’가 대학의 시간강사 ‘박승안’에게 마음을 빼앗기며 겪는 절절한 심경의 변화부터 연인들의 야릇한 성애까지, 사랑이라는 감정이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적나라하게 그려나간다. 진심이 깊어갈수록 불행해질 뿐인 이 사랑을 멈출 방법을 모르는 ‘나’, 그리고 축복받을 수 없는 인연을 이어나가보려는 인물들의 행로는 숨을 삼키게 만드는 반전으로 치닫는다. 언제나 사고를 몰고 다니는 오빠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대학생 ‘나’는 오빠가 낸 교통사고로 또 한번 곤란을 겪는다. 학교로 ‘나’를 만나러 오던 오빠의 차가 모교의 시간강사 박승안의 차와 부딪쳐버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입원한 박승안의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박승안은 큰 키에 하얀 얼굴, 교수들에 비해 젊은 나이로 여학생들에게 꽤 인기가 있다. 나이 차도 많이 나는데다 약혼자가 있으면서도 여학생들에게 작업을 거는 바람기마저 갖춘 ‘나쁜 남자’인 그에게 ‘나’는 자꾸만 마음이 끌리고, 운명처럼 박승안과 내연관계로 발전한다. 문제는 ‘나’에게 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 재우가 있다는 것. 재우는 변해버린 ‘나’의 모습에 상처 입으면서도 안타까운 시선으로 ‘나’의 곁을 맴돌고, 결국 헤어지자는 말을 건네는 ‘나’를 붙잡는다. 그런데 일편단심일 것 같았던 재우에게도 사실은 연상의 애인이 있었던 것이 밝혀지고, ‘나’와 재우는 서로의 외도를 묵인하면서 기묘한 관계를 이어간다. 어느 날, 오빠가 퇴원한 뒤 얹혀살고 있는 ‘나’의 원룸에 진아가 들이닥친다. 진아는 ‘나’의 둘도 없는 단짝 친구였지만, 스물한 살의 여름 오빠가 저지른 일 때문에 서로 멀어졌다. 진아는 오빠가 자신을 강간했다고 주장했고 오빠는 이 때문에 감옥살이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진아는 오빠를 너무나 사랑하게 된 나머지 끈질기게 그가 있는 곳을 찾아내 함께하고자 한다.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에 무섭도록 충실한 진아를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나’에게 사랑이란 언제든 오빠에게 빼앗길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오빠는 상대가 여자든 남자든 “이상한 절망과 집착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손쉽게 사로잡아왔다. 그런 오빠를 지켜보며 ‘나’는 무의식중에 단단히 응어리진 질투심을 내면에 키우며 자랐다. 그렇기에 친구였던 진아마저 오빠에게 목을 매는 모습은 ‘나’의 내면을 더욱 어두운 곳으로 가라앉게 만든다. 약혼자와 결혼한 뒤에도 ‘나’와 연애를 계속하는 박승안, 그러나 그의 애정을 확신할 수 없는 ‘나’는 박승안이 자신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려고 하는 이유가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예감한다. 곧, 박승안의 아내가 남편과 ‘나’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나’의 주변을 끈질기게 맴돈다. 그러던 그녀의 눈에 띈 ‘나’의 다이아몬드 피어스. 박승안의 아내는 남편 또한 그 피어스를 가지고 있다며 ‘나’에 대한 의혹을 굳혀간다. 하지만 그 피어스의 주인은 ‘나’가 아니라 오빠였고, ‘나’의 마음속엔 다른 의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데…… 박승안의 마음이 향하고 있는 사람은 과연 ‘나’인 걸까? 오빠는 정말 진아를 강간한 것일까? ‘나’는 어째서 오빠를 사랑의 방해물로 여기게 된 걸까? 사건의 진실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함구하는 화자이자 관찰자인 ‘나’에 의해 인물들의 사정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채 더욱 복잡하게 뒤엉키고, 그 어두운 터널을 이야기는 속도감 있게 질주한다. 터널 밖으로 빠져나오는 순간 흩뿌려져 있던 단서들이 우리가 세운 가설들에 맞아들어가며, 소설은 우리에게 전율과 쾌감을 남긴다. 기적적으로 어두운 쪽으로만 치달을지라도, 그건 존재할 수 있는 또다른 사랑의 모습이었다 사제 간의 비밀 연애, 복잡한 삼각관계, 일상화된 불륜과 상대를 향한 무서운 집착…… 이 소설에는 지탄받기 십상인 비틀린 사랑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마치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정상적인’ 사랑이란 그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전아리는 위험하고 위태로운 관계들을 집요하게 응시하면서 독자를 충격에 빠뜨린다. 작가는 제도와 성(性)의 경계를 흩뜨리며 퍼져나가는 인물들의 파괴적인 욕망을 예기치 못한 사건들의 전개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이야기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는 없는 방식으로 얽혀 있다.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어떤 끈은 잘라져야만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떠나고, 남은 사람은 오랫동안 울어야 했다. 하지만 소설의 마지막은 이상하리만치 산뜻하고 밝다. 그건 이 작품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런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의 사랑은 그 당사자에게만은 소중하고 의미 있는 삶의 사건이라는 것. 자신만이 만들어낼 수 있었던 그 사랑을 다른 사랑들과 동등하게 여겨도 괜찮다는 것. 이루어졌건 이루어지지 않았건, 그 결과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 존재할 수 있는 사랑의 모든 형태를 담은 이 소설이 읽는 이 모두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리라는 기대가 전혀 의심스럽지 않은 이유다.

직녀의 일기장

<직녀의 일기장> 당돌한 열여덟 살 소녀, 직녀의 좌충우돌 성장 분투기! 학교에선 짱, 집에선 찬밥. ‘문제아’ 직녀의 일기장을 훔쳐본다. “우리, 만년 주인공 맞는 거지?” 어쩌면 내게도 무언가 재능이 있을지 모른다. 똥침 기술 빼고. 열여덟 ‘문제아’ 소녀, 직녀의 일기장을 훔쳐본다! 7년 만에 개정판 출간! 2008년 제2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의 개정판. 일찍이 문학 천재로 주목받아 온 작가 전아리의 대표적 성장소설이다. 학교에서는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짱이지만 집에선 찬밥인 소녀, 직녀의 이야기. 열여덟 살 직녀는 일견 유쾌해 보이나 실은 나름 고민 많은 소녀다. 집에서 대학 입시를 앞둔 오빠에게만 관심이 집중돼 찬밥 신세인 것도 그렇지만 학교에서의 짱 놀음도 이제는 영 시들하다. 요즘 즐기는 것이라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왁자지껄 몰려다니는 것뿐이다. 곧 졸업도 다가오는데 자신이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유일한 재능이라면 똥침 정도? 그런 직녀가 겪는 일들이 그녀의 한 줄 일기장에 고스란히 기록된다. 경쾌한 낱말들에 배어든 성장통의 감각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성장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들. 방황하던 직녀는 과연 어떤 길을 찾게 될까? 고민도 아픔도 방황도 유쾌함으로 승화시키는 놀라운 능력을 지닌 그녀의 행복론. 여기 그 일기장이 공개된다. ●제2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심사평 발칙, 발랄, 경쾌, 유쾌와 같은 단어들이 흔히 젊은 문학에 기대하는 태도라면, 『직녀의 일기장』은 그 전형이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비슷한 종류의 작품들 속에서 단연 빼어난 성취를 이뤘다. 당돌하고 발칙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청소년들의 ‘싸가지 없음’에 대한 헌사와 같은 소설이면서 청소년 문학에 드문 문제의식과 문학적 페이소스가 있는 작품이다. -심사위원: 김주연(문학평론가), 김경연(문학평론가), 이순원(소설가), 원종찬(문학평론가), 안도현(시인) ●책 속에서 사실 문제아와 왕따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문제아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혹은 곧잘 마주하게 되는 기싸움을 버텨 내지 못하면 곧장 왕따의 자리로 추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보통 왕따들보다도 심하게, 평소 쌓여 있던 아이들의 복수심가지 가중되어 처절한 따돌림 생활을 버텨 내야 한다. 내가 계속 사고를 치는 이유도 다 그 때문이다. 말하자면,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한 영역 표시의 의미랄까. “야, 배 속에 똥 나무를 키우냐? 적당히 끊고 빨랑 나와!” 벽 거울을 들여다본다. 거울 속의 나는 항상 똑같기만 한데, 내가 정말 자라고 있긴 한 걸까? 내가 소리 없이 크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 또한 모두들 변해 가고 있는 것일까? “왜 자기 마음을 아는 게 더 어려울까? 내 생각엔,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데에서 문제가 비롯되는 거 같아. 사람이 사람을 완벽하게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거야. 그 사람이 나 자신이라고 해도. 때문에 나에 대해선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오만을 품기에 앞서서, 나 자신에 대해 계속해서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타인의 죽음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더러 삶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며 살라는 세상의 암시가 아닐까. ‘끝은 이렇게 간단하고 순식간이야. 그런데도 너 계속 그렇게 미적거리며 우울하게 살래?’라는 투로 말이다. 여기는 어딘가. 길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동네에 사는 남자애 두 명으로부터 좋아한다는 고백을 들었다. 나는 둘 중 닭싸움을 해서 이기는 사람과 편하게 지내겠다고 말했다. 둘 중 한 명이 코를 찧어 코피를 흘렸다. 나는 어쩐지 피가 나는 쪽이 더 멋져 보여,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기로 했다. “이 세상에 찌질하고 우울하게 살고 있는 애들을 전부 납치해서 모을 거예요. 그리고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거죠.” 다리의 끝이 어디를 향해 있는 것인지, 끝에 맞닿았을 때 무엇이 나는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래도 좋았다. *소설BLUE는 나무옆의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청소년문학 시리즈입니다.

헬로, 미스터 찹

<헬로, 미스터 찹> 키스를 하긴 했지만… 아직 애매한 사이? 한국 문단의 아이돌 전아리가 그리는 스무 살, 쿨하고 싶은 젊음들의 일기 중고교 시절부터 청소년 문학상을 휩쓸며 문학 천재라 불린 전아리 작가가 이번에는 스무 살 남자 대학생의 목소리를 빌려 스무 살의 연애와 상처, 관계와 가족에 대해 들려준다. “사랑스럽지만 종종 머릿속이 하얘질 만큼 발칙한 유머, 예고 없이 급소를 강타하는 뜻밖의 페이소스”라는 소설가 윤이형의 평은 스무 살 대학생의 발랄한 사고방식과 일상을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와 주변 인물들의 존재로부터 받는 위로를 잘 조화시켜 그린 이 소설의 특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독자들은 스무 살 정우의 일기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인생을 즐겨야겠다고 마음먹은 기념으로 처음 본 여자와 키스를 하고 마음이 변한 이유를 알려달라는 구남친의 외침에 “마음이 변한 것이 이유”라고 답하는 발랄한 젊음들의 속마음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상처를 과장하지 않고 주어진 삶의 순간들을 솔직하게 살아가는 정우의 이야기를 통해 스무 살뿐 아니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위로란 어떠한 것인지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신 뒤 혼자 살게 된 스무 살 정우의 집에 어느 날 찹이라는 난쟁이 요정이 나타난다. 그렇게 뻔뻔하고 자연스럽게 정우의 일상을 침범한 찹과 소소하게 말썽을 일으키는 강아지와 이상한 동거를 시작한 정우는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죽집 서빙과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한편 정우는 동물병원에서 만난 중학교 동창 지예와 학교에서 노출광이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유리 사이에서 마음이 왔다 갔다 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오고 여행을 떠났던 게이 패션 디자이너 외삼촌이 돌아오면서 정우의 삶이 시끌벅적 다사다난해진다. 추천사 전아리라는 소설가의 글을 꽤 오랫동안 지켜봐온 한 사람으로서(그녀가 청소년이던 시절, 잠시 머물던 문예 잡지의 편집위원으로서 그녀에게 소설 연재를 의뢰한 적이 있다) 나는 그녀의 소설이 꽤 조숙하다는 느낌을 일찍부터 받아왔다. 아마도 그것은 그녀가 고통이라는 주제에 대해 남보다 일찍 눈을 떴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러한 생채기가 본인에게 너무 오래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라온 것도 사실이다.(작가가 되고자 하는 자에게 그것을 바란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어리석은 기갈인가?) 당연하게도 나는 그녀가 만들어내는 산천어들의 방향을 멈추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성장을 멈추고 그곳에서 아플 때까지 아프겠다는 한 소녀의 언어들은 그사이 독자들에게 성장에 관한 매혹적이면서도 유려한 미궁들을 보여주었을 테니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녀가 여전히 고집스럽게 머물러 있거나 여전히 자신도 모르게 어딘가로 건너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은 바슐라르적인 몽환으로 가득하다. ‘물과 꿈’에 대한 한 편의 몽상록처럼 이 소설은 고백으로 이루어진 물목들이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전아리만큼 성장통에 대해 이토록 솔직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소설적 연애’를 시도하는 작가는 드물다. 그녀가 만드는 세상이 다다를 수 없는 나라여서 다행이다. 김경주(시인, 극작가) 사랑스럽지만 종종 머릿속이 하얘질 만큼 발칙한 유머, 예고 없이 급소를 강타하는 뜻밖의 페이소스. 전아리 소설이 ‘미스터 찹’을 빼닮았다고 느끼는 건 나뿐일까? 세상의 무거움을 혼자 짊어지고 있다는 포즈도, 성장이나 올바름에 대한 강박도 없이 그저 정직하게 깔깔거리고 눈물을 머금어가며 ‘웃픈’현실 속을 또박또박 걸어가는 젊음들의 일기. 때로는 너절하고 때로는 눈부시지만 무엇보다 꾸밈없는 방식으로 피로를 풀어준다는 게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루의 끝, 푹신한 소파에 기대 절친과 전화로 하염없이 수다를 떨면서 마시는 차가운 맥주 한 캔처럼 편안하고 부담이 없다. 처음엔 그 4차원적인 기발함으로, 다음엔 능수능란함으로 놀라움을 주던 이 작가가 도착한 경쾌한 리얼함이 나는 부럽다. 윤이형(소설가) 책 속에서 거실에 나가보니 소파 위에서 찹이 강아지를 끌어안고 잠들어 있었다. 마음이 약해져서 이불을 가져다 덮어주려는 찰나 “한심한 쫌팽이 새끼”라는 잠꼬대가 들렸다. 찹의 신발을 세탁기 속에 던져버렸다. 다음 날 아침 모텔에서 깨어났을 때 노출광이 윤식이에게 “넌 슈퍼 카운터에 놓인 천하장사 소시지쯤 돼” 하고 말했다고 한다. 나는 윤식이가 신체 조건으로 모욕을 당한 게 아닌가 싶어 잠시 움칠했다. 그러나 “한 번 까먹고 버리는 존재”라는 해설이 이내 뒤따랐기 때문에 안도했다. 윤식이는 실연의 아픔으로 인해 이마에 종기가 났다. 그녀가 자신은 30년 가까이 혼자 살아왔기 때문에 더 이상 외로운 것은 싫다고 말했다. 나는 이미 30년이나 혼자 살아왔으니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위로했다. 아줌마가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하지 말라며 코를 풀었다. 외로움이란 빚처럼 막무가내로 불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였다. 나는 아직까지 어머니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현실이란 내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 따위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지예는 우리의 관계를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가 말없이 앉아 있자 지예가 헛기침을 했다. 나는 감기 걸리기 전에 들어가자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하철을 타고 오는 내내 지예는 자는 척 눈을 감고 있었다. (……) 지예는 나를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 어쩐지 흥미가 떨어진다. 내가 수정란이었을 때 사라져버린 남자와 카페에 마주 앉아 “날씨가 참 따뜻하지요”라느니, “참치야채죽 먹어봤습니까?” 하는 대화를 나누는 것은 너무 질척거리는 일이다. 집 나간 아버지와 20년 만에 상봉하는 아들이라는 걸 들키느니 차라리 원조교제 중인 게이 커플로 보이는 게 낫겠다. 나는 아직 유리를 좋아한다거나 하진 않지만 그 애에 대해 궁금하긴 하다. 그리고 그 애는 늘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해대서 함께 있으면 어쨌든 유쾌하다. 무엇보다 별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 여자라는 게 좋다. 나는 초연하게 받아들이려고 했으나, 정신을 차렸을 때는 핸드폰을 두 손으로 붙잡고 “만나서 얘기하자”며 애걸복걸하는 중이었다. 유리는 지금은 얼굴을 보고 얘기할 때가 아니라고 했다. 나는 마음이 변한 이유를 알려달라고 소리쳤다. 그 애는 “마음이 변한 것이 이유”라고 간단하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인생을 즐겨야겠다. 그렇게 마음먹은 기념으로 그을린 피부의 여자와 키스를 했다. 온갖 냄새가 섞여 썩 좋지는 않았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헤어진 애인에게 조롱받는 인생이라니. 나는 세상을 너무 순진하게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이 엉망으로 돌아간다. 우리 집에는 꽃 화분에 담배꽁초를 비벼 끄는 심술궂은 난쟁이가 살고 있으며, 다른 여자와 연애 중인 아버지는 20년 만에 나를 찾아와 며칠 전에 담근 김치를 좀 나누어 달라고 염치없는 부탁을 한다. 과외 학생은 방금 내게 ‘아파트 옥상에 올라와 있다’는 문자를 보내왔으며, 친구는 유부녀와 연애를 시작했다. 게다가 치약까지 떨어졌군.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동안, 달배 씨는 체리의 어머니가 아이를 버리고 집을 나간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다고 했다. 그제야 나는 체리가 지금 화를 내고 있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었다. 뻔하지. 또 누군가를 잃게 될까 봐 두렵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잠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아 다시 일어났다. 벌써 10월이라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나는 미친 말처럼 달리는 시간의 꼬리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벼룩이 아닐까. 좀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할 텐데. 아르바이트와 과외에 치이는 이런 삶 말고, 더 그럴싸한 무언가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사랑의 시련에 빠져 있는 윤식이는 도인과 같은 말투로, 사람은 심장이 뜨거운 동물인데 어찌 완벽하게 쿨한 사랑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쿨한 사랑이란 픽션에나 등장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과연 그럴까. 어쨌든 확실한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쉽고 쿨’하게 끝날 수 있는 연애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의미 있게 산다는 것에 대해 잠깐 생각을 하다가 그만두었다.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의미 있게’보다는 ‘즐겁게’ 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