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정체성을 지키던 국가, 언어 등의 역사적 유산이 무참히 와해된 미래의 지구의 인류는 사회적인 동물답게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어김없이 ‘모였다.’ 정보와 심심풀이를 위해 GG의 커뮤니티와 게임을 이용하는 가상현실적 사회, 자유를 표방하는 위선적인 사회, 폭력으로 다스리는 엄격한 사회, 정신 나간 사이코들이 모인 사회, 예전의 영광에 사로잡혀 망상에 잠식된 사이비 종교의 사회 등은 전부 다르지만 하나같이 모였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현재 현대사회는 갈수록 개인화가 되어 공동체 의식은 낮아지고 인간적 상호작용보다 디지털 사회 속 익명성을 선택해 숨겨왔던 본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이러한 특성을 미루어 보아 미래의 황폐화된 사회에서는 너무나 풍족해 잊어왔던 인간의 생존욕구가 다시금 솟구쳐 또 다른 새로운 사회를 형성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화에 이미 익숙해진 미래인들은 위 과정에서 생기는 정신적 고름을 분출할 배출구를 찾으려 노력할 것 같다. 만약 시의적절 할 때에 배출구가 없다면 생각보다 더 잔인한 미래가 다가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