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동료들에게 배신 당해, 추방 당했다. 복수를 다짐하며 눈을 감았는데, 실로피아와 사사건건 부딪치던 헤이런 제국 공작가의 아기가 되었다? 문제는, "아부우!" "아, 정말 귀찮네. 쪽쪽이나 물고 계세요." 입에 쏙 들어오는 것을 반사적으로 쭙쭙 빨자 눈이 번쩍 뜨였다. '내가 지금까지 뭘 했지?' 쪽쪽이를 물어야 뇌가 굴러간다는 것! 쪽쪽이가 없으면 완전히 머릿속이 꽃밭인 갓난아기 신세다. 대마법사의 헬라 인생에 다시없을 굴욕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극비 정보나 빼내서 돌아가야지.' 누구에게도 눈에 띄지 않고 은밀하게! 셰리나는 오늘도 기둥과 기둥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필사적으로 기어 다닌다. "저건... 대체 누구 자식이냐. 누가 제 자식 관리를 저렇게 해!" 뒤에서 울려 퍼진 노성은, 셰리나의 알 바가 아니었다. 자은향 작가의 장편 로맨스 판타지, <쪽쪽이를 주세요>
“모르는 남자랑 키스해 본 적 있어?” “아니.” “그럼 안 하던 짓 하나 더 해 볼래?” 눅눅히 젖은 목소리가 귓가에 달라붙었다. 의사를 묻고 있었으나, 이미 대답을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였다. 지안은 그의 눈을 바라보다 흐트러진 호흡을 내뱉었다. “해.” 지안의 인생은 오로지 철저한 계획과 준비, 그리고 그것들을 실행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반듯한 인생에 처음으로 균열이 가해지던 날, 그녀는 처음으로 강렬한 충동에 휩싸였다. 그 한 번의 일탈이 그녀의 인생에 아주 위험하고 은밀한 비밀을 만들어 내게 될 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 “말씀 편하게 해 주세요. 제가 ‘제자’인데요.” 다분히 의도가 섞인 두 글자에 피가 싸늘하게 식었다. 그의 시선은 조심성도 없이 그녀의 붉어진 볼과 귀, 그리고 목덜미를 느릿하게 훑고 지나갔다. 그것은 이제까지 그녀가 경험했던 그 어떤 애무보다 관능적이었다. “나한테 흔들리지 마.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걸 들키는 순간 절대 안 놔줄 거야.” “…….” “네가 나를 만나서 모든 걸 잃는다 해도 상관없어. 우리 인생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야 내가 너를 가질 수 있다면 그냥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둘 거야.” 덫에 걸린 사냥감처럼 그 앞에서 제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는 모양새에 아래가 뜨거워졌다. 낮은 목소리가 하얀 목에 닿을 것처럼 가까이에서 번졌다. “그러니까 최선을 다해서 숨겨.”
정령왕의 인장 덕에 정령사의 자질을 갖고 태어났다. 부모님과 오라버니들은 한없는 애정을 퍼붓고, 기사단은 제발 호위로 뽑아달라며 졸졸 따라다니기 일쑤. 게다가…… “네 가벼운 바람은 내 간절한 염원이라는 것을 왜 몰라줄까.” 악마는 시선 한번 달라 애원하고, “좋은 황제가 되고 싶다. 네가 편안히 머무르는 것으로 족할 제국을 만드는 황제가.” 소꿉친구는 날 위해 강한 제국을 만들겠다 선포한다. [우리 병아리 앞에 다 무릎을 꿇어라!] 계약한 정령들이 입버릇처럼 외치는 것은 덤. 모두가 깨물지 못해 안달 난 병아리의 본격 꽃길 걷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