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하나의 세계와 수십억의 등장인물이 존재한다.하지만 히로인이나 조력자 같은'비중 있는 조역'이라면 몰라도그 외의 모두에게 이름이 있을 리는 없다.“춘동아 너는 몇 위야?”나는 나를 모른다. 이름이 왜 춘동인지도 모르겠다.이 세상은 내가 쓴 소설.그러나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인물이 되어 있다.요원사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 말고는 평범하기 그지없는,소설 속 그 누구와도 접점이 없는,소설의 지면 그 어디에도 이름이 적히지 않을 그런 인물.그러니까, 나는 소설 속 엑스트라가 되었다.……아니. 소설 속 먼지가 되었다.[소설 속 엑스트라]
<가문비 나무병원>에는 조금 특별한 환자가 있다.소이연이 비밀리에 숨겨두고 있는 환자는, 2년째 의식불명인 식물인간인데…….‘깨어나지 말아요. 제발 깨어나지 말아요.’조용히 사는 것만이 꿈이었던 그녀는 매일 밤 그렇게 기도를 한다.그러던 어느 날, 기적인지 낭패인지 식물인간이 긴 잠에서 깨어나고!“그쪽은 나한테 중요한 사람이에요? 아니면, 죽여도 상관없는 사람일까요.”기억도 잃고 상식도 잃은 남자 앞에서그녀는 살인마였던 그의 본성이 무서워 그만 돌이킬 수 없는 거짓말을 해 버린다.“내가 권채우 씨 아, 아내, 거든요.”2년 전, 뒷산에 사람을 생매장하고 나를 죽이려 한 그 남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