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인데 이세계로 차원이동했다.검기와 마법이 난무하고 가끔 마수가 튀어나오지만……적응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왜인지 나도 마법을 쓸 수 있고 검도 쓸 수 있거든.그렇다고 여기서 계속 살고 싶다는 건 아니다.제발 나 좀 돌아가면 안될까?24시간 편의점과 바나나우유가 그립다고!#여주판, #차원이동, #모험물/성장물, #캐릭터맛집, #깨발랄, #유쾌/명랑, #마이웨이, #이고깽(?), #일상물'이계 적응능력평가' 강력한 1위 후보,서율의 우당탕탕 이계 생존기(?)가 지금 시작됩니다.cover illustrated by 콕스
로벨리아는 행복했다.낡은 오두막에서 살지언정 남편은 자신을 그 누구보다 사랑해 주었고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는 너무도 사랑스러웠다.그래, 그녀는 행복했다.“결혼 축하드려요, 후작 각하!”“너무 아름다우세요, 후작 부인!”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나를 보며 미소 짓던 남편이 알고 보니 후작가의 귀족 자제였고,그가 다른 여인과 결혼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아기를 빼앗아라.”“안 돼! 메릴리를 돌려줘요!”남편이었던 작자의 새로운 부인. 그리고 그의 어머니.두 사람은 로벨리아에게서 모든 걸 앗아 간 뒤 그녀를 절벽 아래로 밀쳐 버리지만…….5년 뒤. 로벨리아는 다시금 그들 앞에 나타난다.“세 사람 모두를 죽일 거예요. 그것들이 미친 짓거리를 하고 있다면…….”그것도 제국 제일의 명문, 그레이시 공작가의 공녀가 되어.“더 미친 악녀가 되어 주는 수밖에요.”에메랄드빛 눈동자가 서슬 퍼렇게 번뜩였다.이제 그녀에게 남은 것은 지독한 악, 그뿐이었다.
소설 속 탑에 갇힌 왕자님의 하녀에게 빙의했다.탑에 갇힌 것도 서글픈데 빙의하자마자 닥친 상황은 더더욱 절망적이었다.원래 몸의 주인인 하녀 로제가 무려 왕자님을 협박해 키스를 강요한 것이다!설상가상으로 로제는 왕자님에게 집착해 그를 독점하려다 죽는 엑스트라!이대로 가다간 왕자님이 탑을 나가는 즉시 목이 뎅겅 떨어질 판이다.그래서 나는 왕자님에게 계약을 제시했다.그게 바로, <로제 아티어스의 생사와 노후 보장을 위한 계약서>.스킨십은 절대 금지! 이 한 몸 바쳐 왕자님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제 노후만 보장해 주세요!그런데 어째, 나를 보는 왕자님의 시선이 좀 위험하다. 심지어 여긴 탑이라 둘밖에 없는데.“로제, 우리 키스할까.”…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낯선 이의 숨결이 멀어졌다.짙은 눈썹 밑에 자리한 붉은색의 눈동자가 차가웠다.나는 홀린 듯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건 불가항력이었다. 너무 잘생겼으니까.“로제,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걸까.”귓가에 착 감기는 목소리에 나는 흠칫 몸을 떨었다. 그러고는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그러게요.“이,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아요.”내 말에 알버트가 싱긋 웃었다. 마치 영업 사원처럼 영혼 없는 미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숨 막히게 아름다웠다.“그럼 이제 볼 수 있을까?”“…네.”그가 내 손에 쥐어져 있던 지팡이를 가져갔다.내 몸의 본래 주인은 현재, 지팡이를 한 번 볼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알버트에게 키스를 요구하던 중이었다.한마디로 내가 죽을 무덤의 초석을 파고 있었단 얘기다.…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