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역사라 한탄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한탄은 사라지고 몸이 재산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몸을 길러 나름 성공하였더니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설마 아니겠지. 내가 꿈을 꾸는 거겠지. 이게 대체 뭐야.” 한때는 사학과를 나왔고, 피트니스 센터 코치로 일하는 내가 누군가의 몸에 들어왔다. 권력의 화신, 조카를 죽인 자, 그리고 왕위를 빼앗은 자. 수양대군의 몸으로. “그러니까 세종대왕님이 운동하셔서 오래 사시면 끝나는 일 아닌가?” 이제 조선은 변할 것이다. 다른 어떠한 것도 아닌 근육으로 시작되어. 모두 변할 것이다.
인류 최초 가상현실 사후세계 프로젝트, The Purgatory(더 퍼거토리)! 그 최초의 모험가, 은호. 죽음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만나다. ‘젠장! 뭐? 쉬운 난이도에 특수한 능력으로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또다시 주어진 인생. 오직 목표는 하나 -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라! 현실과 구분이 거의 불가능한 세상에서, 완전히 다른 삶을 체험한다는 것. 그리고 그 삶의 끝이 영원한 죽음이 아니라, 또 다시 다른 삶의 약속이 된다면, 인간은 가상현실 안에서 만이지만 결국 영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인류 최초로 그 영생의 삶을 시작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동기화 진행. 새로운 세상에서의 건투를 빕니다!>
저의 죗값을 걸고 염라대왕과 내기하여 이승으로 돌아온 임꺽정. 도로 이승을 밟았건만, 팔도를 전율케 하던 그 위세는 온데간데없이 소싯적 천둥벌거숭이 때로 돌아왔다. 귓가에는 염라대왕의 비웃음이 여전히 울리고, 악문 입에는 대꾸하듯 결의가 서린다. '한낱 화적떼 우두머리가 퍽이나 거창하게 일컬음을 받았구나. 네가 도적질을 암만 한들 어디 번듯한 서책에 이름이나 제대로 남기겠느냐?' “어디, 두고 봅시다. 이왕 돌아온 것, 내 그 어떤 도적보다도 더 이름을 남기고 갈 테니.” 천하는 양주 백정 임꺽정이가 차라리 예사로운 도적이었기를 바라게 되리라.
저의 죗값을 걸고 염라대왕과 내기하여 이승으로 돌아온 임꺽정. 도로 이승을 밟았건만, 팔도를 전율케 하던 그 위세는 온데간데없이 소싯적 천둥벌거숭이 때로 돌아왔다. 귓가에는 염라대왕의 비웃음이 여전히 울리고, 악문 입에는 대꾸하듯 결의가 서린다. '한낱 화적떼 우두머리가 퍽이나 거창하게 일컬음을 받았구나. 네가 도적질을 암만 한들 어디 번듯한 서책에 이름이나 제대로 남기겠느냐?' “어디, 두고 봅시다. 이왕 돌아온 것, 내 그 어떤 도적보다도 더 이름을 남기고 갈 테니.” 천하는 양주 백정 임꺽정이가 차라리 예사로운 도적이었기를 바라게 되리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웨스트 윙 그 지하에 상황실이 있었다. 오늘은 CIA 국장 애니 크루거 평생 기억에 남을 날이었다. 대통령이 먼저 상황실에 내려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니. 어서 와요." "대통령 각하." "아서가 필요해요. 내 기억이 맞는다면 코버트였고, 지금은 은퇴했을 텐데." "맞습니다. 각하." 레이건이 제12333호 코버트 액션(Covert Action)이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이후 미국 대통령은 별도로 움직이는 요원을 두고 있었다. "아서는 이미 은퇴했고…. 다른 코버트 요원을 소집하겠습니다." "그가 은퇴했고 이제 더는 미국 정보기관과 연결점이 없다는 거죠?" "맞습니다." "그래서 그 남자가 필요해요." 국장은 불길함을 느끼고 있었다. 대통령이 정규조직 이외 요원을 찾는 건 나쁜 일이 벌어질 징조였다. 그런데 지금은 거기에 더해 은퇴한 요원을 찾고 있었고, 그건 국장의 머리에 경보음이 울리는 일이었다. "당장 연락하겠습니다." "아서는 어디 있지?" 대통령은 그를 찾는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국장이 보기에 끝까지 말하지 않을 거 같았다. 대통령은 국장을 건너 현장요원과 직접 소통 하려는 듯 보였다. 그건 국장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어디에나 있고 또 어디에도 없죠." 그녀는 아서를 호출하겠다고 말하며 대통령에게 거짓말을 했다. 국장은 대통령이 아서라고 알고 있는 그 액션요원이 대한민국 서울 근교에 살고 있는 걸 알고 있었다. "아서는 복귀하는 걸로 처리해 불러들이겠습니다. 각하."
“코드네임 ‘트레이니’라는 이 친구는 누구죠?” “국장님도 아시는 KPT의 그 요원입니다.” “코드네임은 왜?” “KPT 프로그램이 끝났고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지난 달 변경했습니다.” 그녀는 ‘위신호’라는 본명을 처음 알았다고 했고 기록을 읽었다. “한국 육군에서 복무. 서울에서 신문기자를 하다가 한국 국가정보원 액션팀에서 연수도중 넘어왔군요. 우리군 공수부대 강하훈련 도중에 CIA 연수원으로 옮겨왔네요.” “내내 연수 프로그램만 일부러 골라다니고 있는듯 해서 코드네임을 트레이니 - 연수생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친구는 국정원 요원인데 우리가 위탁교육을 시키고 있는 요원이라는 거죠? 교육 중에 임무를 맡겨보니 탁월한 결과를 만들고 있다는 거고.”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한국 쪽은 또 다르게 생각하더군요.” “달라요?” “그 친구의 신분에 대해서는 본인이나 우리 CIA나 한국 국정원이나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만?” “외부차출 파견임무에서 매번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국장님도 굳이 그 친구의 신분에 대해서 고민하시기 보다는 그냥 올라오는 임무완수 결과보고서를 즐기시면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디에 있죠?” “우리 NCS 팀 기본 연수과정 중에 있다가. 국무부장관님과 앤디 킴 코리아미션센터 디렉터와 함께 지금….” “평양에 가 있군요.” “네. 또 연수 중 임무차출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