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 었구나. 역시… 역시 살아 있었어.”가족들에게 버림받았다 생각하고 살아온 지 10년,오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다.“네가 카엘룸 해적단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두 손을 들고 항복하도록!”내 아버지였던 카엘룸의 선장, 네레우스는 해군에 붙잡혀 눈앞에서 죽음을 맞이하고어디서 알게 된 건지, 이제껏 내가 충성해온 해군에서도 나를 위협했다.나는 그들의 '정의'를 위한 희생양이 될 생각이 없었다.그래서 죽음을 택했는데….분명 그랬을 텐데.“라라!”정신을 차려보니 20년 전으로 되돌아왔다.“…아빠?”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 *카엘룸은 20년 내로 망한다.정체 모를 첩자 하나 때문에.최소 10년은 배 안에서 숨죽이고 있었을 첩자를 잡고 가족을 지키려면 나에게 그만한 발언권과 입지가 있어야 한다.‘이젠 나도 할 수 있는 게 있으니까 괜찮아.’그런고로 네레우스에게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나 의사 할 거야.”“의사?”“응, 배의 의사. 선의 할래. 그래서 다들 아플 때 치료해줄게.”6살짜리의 기특한 선전포고에 네레우스는 눈을 커다랗게 뜬 채 나를 바라보더니….“아하하하하하학―!!!!”아주 크게 웃었다.…….망할 인간 같으니.
내가 처음으로 ‘죽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영웅 후보생 3학년 시절 실습 훈련 때였다.수풀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마수에게 와그작 목덜미가 물어뜯겼는데. ‘어째 다시 살아나 버렸지.’그래.살아났다.죽지 않았다.그 뒤로 수백,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나는 살아남았다.나만 살아남았다. “이제… 그것도 끝이야.”수천 년을 넘게 헤맨 끝에 드디어 이 기나긴 삶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데일! 데일 한! 감히 내 수업에 잠을 자다니, 아주 배짱이 두둑하구만그래?”“…어?”기나긴 삶에 끝에 날 기다리고 있던 건 마침표가 아닌, 도돌이표였다.
전장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1년, 나는 새로운 몸으로 다시 깨어났다.그런데. “여기가, ……어디라고?” “카데아 제국의 발로트 대공가의 영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레이디.”하필 적국, 그것도 내 인생 최고의 적수인 발로트 대공의 영지라니!!! 일단 대공 앞에 끌려왔는데. “채워라.”다짜고짜 구속구를 채우지 않나. “마셔라.”진실을 말하게 된다는 세계수의 수액까지. “아니 대고오오옹, 나 좀 살려줘 봐아. 누가 알아? 당신 맘에 드는 훌륭한 녀석이 될지.”수액이 원래 그런 건지 쪽팔리게 취중 고백 하듯 술술 불어버린 나는.대공 저택의 하녀로 취직한다.‘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버텨서 2년 안에 대공 목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야!’그리고 2년 뒤.나는 대공가의 암살자도 때려잡는 유일무이한 집사가 되어 있었다.“이번에 연회가 완벽하게 끝난 건 모두 우리 집사님 덕분이죠!”“폭우 속에서 정원을 돌보는 모습에 감동했다니까요?”“암살자도 때려잡으셨다면서?”“대공저가 이렇게까지 잘 굴러가는 건 역시, ……우리 집사님 덕분이지!”전직 기사였을 때도 듣지 못했던 칭찬이 쏟아졌다.어……?‘의외로 나…….’집사가 천직일지도?***Q. 설마, 여집사가 보좌관이나 호위 기사의 역할도 가능하다는 뭐 그런 말씀은 아니시지요?A. 우리 집사가 만능이긴 하지. 내 집사는 못하는 게 없는 최강이거든. (피식)Q. 대공이 귀족도 아닌 집사에게 빠져 미쳐버렸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A. 아아. 사실이다 뿐일까. 오히려 내가 매달리는 쪽이지. 빨리 와주면 좋겠는데, 나는.
[단독선연재]일대 붐을 일으켰던 게임이 어느 날 서비스 종료를 맞이했다. 그러나 서비스 종료 시점을 넘기고도 로그아웃을 하지 못한 주인공은 게임에서의 모습과 힘 그대로 이세계로 전이하고 만다. <오버로드>는 갑자기 새로운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이 어떻게 이 상황을 하나하나 대처해나가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게임' 위그드라실의 서비스 종료를 앞둔 밤. '아인즈 울 고운'의 길드장이자 '나자릭 지하대분묘'의 주인인 언데드 매직 캐스터 '모몬가'는, 게임의 종료와 동시에 길드 아지트인 나자릭 지하대분묘 전체가 이세계로 전이한 것에 깨닫게 된다. NPC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얻어 살아 움직이고, 모몬가는 더 이상 이것이 '게임'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강력한 힘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한 치 앞도 짐작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자신의 '무지'와 신중하게 싸워 나가며 모몬가는 한발 한발을 내딛는다.
“으으…으…….”시야가 붉게 물들었다.그제야 나는 내가 죽어가고 있음을 실감했다.‘어째서…….’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이렇게 죽는구나.살고 싶어. 죽기 싫어.이대로 죽으면 내 삶이 너무 불쌍하잖아.이렇게 죽을 걸 어떻게든 성공해보겠다고 발버둥 치던 게 우스워지잖아.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만 하며 살았다. 이거 외엔 길이 없다고 생각하며 버텼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다.아주 오래전부터 지독하게 참고 억눌렀던 울분이 빠르게 머릿속을 잠식해갔다.‘더 발버둥 쳐야 해도 괜찮으니까.’죽고 싶지 않아.‘우리 콘서트도 하고 싶었는데…….’‘컴백 꼭 한다고 팬들한테 약속했는데…….’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천천히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아.‘이 와중에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는 눈물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다음에 태어나면 꼭 돈 많고 힘 있는 재벌로 태어나길…….’***그런데.‘뭐야…….’류지예, 스무 살.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 홍진그룹 대표의 막내 손녀딸.눈을 떠 보니 난 류지예가 되어있었다.띠링![당신의 간절한 마음이 누군가에게 닿은 걸까요!‘불우한 아이돌’님과 ‘이해관계가 일치’되어 새로운 플레이어로 선정되었습니다!원하던 대로 절대적 갑으로 다시 태어난 당신!이제 권력도 돈도 연륜도 생겼습니다.당신의 간절했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10분 후 첫번째 미션이 도착합니다.]게다가 눈앞에 이상한 게 나타났다.다시 주어진 두 번째 기회.나는 이번에야 말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용사 벨리온.철들기도 전 부터 용사로 뽑혀 오로지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살아왔다.긴 여정 끝에 마왕을 쓰러트리고 돌아보니 남은 건 자신을 불신하는 동료들과 탐욕스러운 귀족들 같은 것들 뿐.용사로 살았는데도 아무것도 보답 받지 못했다.좋은 건 죄다 남 줬다!나는 무엇을 위해 용사로서 인생을 허비한 건가!자신의 인생에 질려버린 벨리온은 과거로 돌아가기로 마음먹는다.“용사 따위 더러워서 그냥 때려치우고 만다!”과거로 돌아온 벨리온은 이번에는 세상이 원하는 용사 따위가 아닌 자신만의 삶을 위해 싸우기로 결심하는데.“나는 이제 너희들의 용사 따위가 아니다!”운명에 의해 용사로 선택받고 살아가야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부정한 용사.마왕도, 탐욕스런 귀족들도, 인생에 방해되는 건 전부 치워버린다.
양판소 주인공의 아내로 빙의했다.음,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주인공의 손에 죽는 악역 조연 겸 사치스런 아내로.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잘 대해주면, 나중에 곱게 이혼해주지 않을까? * “……이혼?”“폐하께서도 랭거스터 공작영애와 재혼하길 원하시는 것 같고… 그리고 황비마마께서도… 원하시는 것 같고… 나야 네 앞길에 누가 될 뿐이니 나는 아무래도…….”“그래서 내가 이혼해주면 냅다 노아한테 달려가서 아양 부리시겠다?” “으, 응?”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난 내 아내랑 동생이 노닥거리는 꼴 따위를 보려고 전쟁터에서 그 고생을 한 게 아니니까. 내가 수도에 없는 동안 재미 좋았겠군 그래.” 아니 거기서 네 동생 이름이 왜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