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하나의 세계와 수십억의 등장인물이 존재한다.하지만 히로인이나 조력자 같은'비중 있는 조역'이라면 몰라도그 외의 모두에게 이름이 있을 리는 없다.“춘동아 너는 몇 위야?”나는 나를 모른다. 이름이 왜 춘동인지도 모르겠다.이 세상은 내가 쓴 소설.그러나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인물이 되어 있다.요원사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 말고는 평범하기 그지없는,소설 속 그 누구와도 접점이 없는,소설의 지면 그 어디에도 이름이 적히지 않을 그런 인물.그러니까, 나는 소설 속 엑스트라가 되었다.……아니. 소설 속 먼지가 되었다.[소설 속 엑스트라]
“꼭 전향자, 약탈자들 모조리 잡아버리고, 이왕이면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이 클리어하세요. 몬스터 잘 막으시구요.”“……누구한테 얘기하냐?”“지금 대화를 듣고 있을 20년 전 신혁 씨에게요."20년 전의 나에게 전하는 그녀의 말.당신은 열 살 때의 일을 기억하는가?기억을 한다면 당신은 10살 때의 당신인가? 아니면 지금의 당신인가?혹 지금 당신의 자아가 10년 전 일을 기억한 것뿐이지 않을까?내게도 그러하다. 미래를 ‘떠올린 것’뿐이다.고로 나는 장담한다.현재를 살고 있는 나는-“나는 20년 후의 박신혁이다.”[멸망한 세계의 기억을 담아온 회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