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어나 남자가 그리 처연하게 우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친우의 장례식장에서 우는 그에게 첫눈에 반해 계약 결혼을 제안했다. “부디 혼인해 주세요, 각하.” 죽은 친우의 부인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세월에 풍화되고 마모된 그의 마음이 내게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참 아둔하게도. *** “착각하지 마세요, 각하.” “아엘.” “지난 세월 아둔했던 제가 불쌍해서 우는 거예요.” 카일 헤레이스. 내가 결혼한 남자이자 전쟁 영웅. 젊은 나이에 작위뿐인 가문을 제국의 명가로 일으킨 남자. 늘 평정심을 잃지 않던 그가 드물게 무너진 얼굴을 했다. 당신도 나로 인해 그런 얼굴을 할 수 있구나. 그에게 미련 따위 없었지만 조금은 통쾌했다. “부디 이혼해 주세요, 각하.” 나는 이제 모든 것을 잊고 새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그가 없는 인생을.
아무도 없는 조용한 신전. 오직 한 커플과 한 명의 신관만이 그곳에 있었다. “두 사람은 이로써 제국이 인정하는 합법적인 부부가 되었습니다.” 신관조차 형식적인 목소리였다. 잘 살라는 말도 없었다. 그 자리에는 축하하는 이도, 그들 사이에 뜨거운 애정의 입맞춤도, 눈 맞춤도, 반지 교환식도 없었다. 그렇게 베르샤의 연인이었던 라온과 베르샤의 친구인 키나는 부부가 되었다. * “……일찍 오셨네요.” “왜 먼저 갔습니까?” 키나가 라온을 바라보니, 그는 목소리만큼이나 화난 듯 보였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는 그녀가 드레스를 만지작거렸다. “옷은 왜 혼자 고른 겁니까?” 공작 부인의 품위에 맞는 옷을 고르지 못할까 봐 걱정한 건가 싶은 생각까지 드는 질문이었다. 수수한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던 그를 떠올리며 키나는 아주 틀린 말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맘에 안 드시면 디자이너를 불러서 바꿀게요.” 키나가 문 앞에 서 있는 라온을 지나쳐 디자이너를 부르려고 손잡이를 잡았을 때였다. “내가 안 올 줄 알았습니까?” 문고리를 돌리려던 키나의 손이 멈췄다. 그를 돌아보지 못하는 건, 마주 보면 자신의 마음을 들킬 것 같았기 때문이다. 며칠간의 다정함으로 처지를 잊은 그녀의 옹졸함이.
-슈발아 만나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당당하게 댓글을 남길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빵순이였던 내가 소설 속에 들어올 줄은…….나는 소설의 메인 악역을 괴롭혔던 악녀에 빙의해 버렸다.별칭, 슈발이.이름, 슈엔 펠리시타.그게 바로 내가 빙의한 몸이었다.‘내가 슈발이라니!!’그런데 돌아가는 상황이 이상하다.“빠앙은 마시써?”원작의 광룡은 귀여운 빵돌이 아기용이 되고.“슈엔 누님. 그와 가까이 지내지 마세요.”내 최애이자, 내가 빙의한 소설의 메인 악역.이자엘은 자꾸만 묘하게 굴어 대는데……?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지.오늘부터 내 최애와 아기용은 내가 지킨다.[악녀빙의여주/빵집착여주/아기용과계약하는여주/빵으로용들조련하는여주][악역남주/흑화시한폭탄남주/연하남주/집착내숭남주]
KM 그룹의 막내 최병문의 서자 최민혁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어머니 정미선을 떠나 본가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 일은 큰아버지 최문경이 KM 그룹의 경영 과실을 덮기 위해 사전 정지 작업을 한 것이었다. 최용욱 회장은 실제로 최문경의 처리에 만족했다. 그저 좋게만 생각했던 최민혁은 결국 최문경의 희생양이 된 채 두 번이나 감옥에 갔다. 감옥에서 나왔을 때 KM 그룹은 이미 공중분해 되고 없었다. 홀로 된 그를 돌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결국 쓸쓸히 죽어갔다. 그런데 그의 죽음은 마치 꿈처럼 사라졌다. 그는 지긋지긋한 재벌가의 욕망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고, 미래 지식을 이용해서 조용히 살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