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 수인만 다닌다는 수인 아카데미.그곳에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저는 별로 맛이 없습니다.”바로 나, 초식 사슴 벤디 레피였다.사슴인 사실을 숨긴 채, 여우인 척 졸업까지 조용히 버틸 계획이었는데.“올해 학생회장은, 벤디 레피.”아.아무래도 조용히 졸업하기는 그른 것 같아.***정체 숨기랴, 육식 수인의 송곳니 피하랴,학생회장 업무까지 바빠 죽겠는데“이젠 회장이 죽으면 조금 아쉬울 것 같아.”정신이 가출한 화상 백호에,“잡아먹으라고 귀찮게 굴 때는 언제고.”제 잘난 맛에 사는 밉상 늑대,“만져 줘.”밑도 끝도 없이 만져 달라는 진상 사자까지 엮이고 말았다.초식 수인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수인 아카데미.“회장, 꼭 그거 같이 생겼네.”“…….”“사슴.”나, 들키지 않고 졸업할 수 있겠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던 남윤 도령. 하지만 영목의 눈엔 왜 그리 외롭고 불쌍해 보였을까. 어느 날, 가문이 몰락하고 감옥에 갇힌 윤. 그를 구하기 위해 그녀는 스승인 용과 내기한다. 영목이 굳이 남장을 하지 않아도,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당당히 살 수 있는 세상에서 다시 태어날 것. 그런 세상이 되었다 싶거든 윤의 이름을 기억해 낼 것. 내기를 수락한 영목은 눈을 감으면서 윤의 말을 되새겼다. 나는 항상 여기 있습니다. 마음 편한 날에 천천히 오세요. 급히 달려오다 넘어지지 말고, 서두르다 구르지도 말고, 오래도록 안녕하시다가 어느 날 문득 적적하시거든 그때 슬슬 걸어오세요. 꼭 저처럼 차분하고 서늘하던 마지막 인사. 평생 무엇 하나 쉽지 않았던 영목은 이렇게 쉬운 내기마저도 불안할 뿐이었다. 머지않은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만나서 윤이 도령, 하고 크게 불러줄 수 있을까. * * * 부유한 역관 가문의 하나뿐인 후계자 남윤. 호위 무사이자 벗인 영목과 함께하며 순조롭게 상단을 키우고 모든 일이 잘 풀리던 찰나, 갑작스러운 모함으로 가문이 무너지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후의 삶은 윤의 이해를 넘어선 것이었다. 햇빛 아래 설 수 없고, 피비린내에 이성을 잃고, 모르던 감각들이 예민하게 살아났다. 죽어 버리고 싶었지만 죽을 수가 없었다. 이제 어떻게든 살고 견뎌 언제 만날지 기약 없는 날을 기다려야 한다. 소중한 사람의 이름을 품고.
에키네시아 로아즈는 평범한 백작영애였다. 마검에 조종당해 소중한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는 잔인한 운명을 겪기 전까지. [두 번의 기적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 행복해져 보거라]그녀는 스스로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시간을 되돌렸다. 하지만 문제의 원흉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녀는 여전히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저는 단장님과 말을 나눈 적도 없는데, 어떻게 저를 아셨나요? 제가……무언가 실례를 했던가요?”“그런 일은 없었다. 그저, 그대가 눈에 띄었을 뿐.”“눈에 띄었다고요? 제 머리카락 때문인가요?”“……아니, 개인적인 관심이었다.”과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남자와 과거를 지우고 싶은 여자. 그녀는 정해진 운명을 딛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간직한 남녀의 회귀 로맨스판타지, 검을 든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