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하나의 세계와 수십억의 등장인물이 존재한다.하지만 히로인이나 조력자 같은'비중 있는 조역'이라면 몰라도그 외의 모두에게 이름이 있을 리는 없다.“춘동아 너는 몇 위야?”나는 나를 모른다. 이름이 왜 춘동인지도 모르겠다.이 세상은 내가 쓴 소설.그러나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인물이 되어 있다.요원사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 말고는 평범하기 그지없는,소설 속 그 누구와도 접점이 없는,소설의 지면 그 어디에도 이름이 적히지 않을 그런 인물.그러니까, 나는 소설 속 엑스트라가 되었다.……아니. 소설 속 먼지가 되었다.[소설 속 엑스트라]
육식 수인만 다닌다는 수인 아카데미.그곳에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저는 별로 맛이 없습니다.”바로 나, 초식 사슴 벤디 레피였다.사슴인 사실을 숨긴 채, 여우인 척 졸업까지 조용히 버틸 계획이었는데.“올해 학생회장은, 벤디 레피.”아.아무래도 조용히 졸업하기는 그른 것 같아.***정체 숨기랴, 육식 수인의 송곳니 피하랴,학생회장 업무까지 바빠 죽겠는데“이젠 회장이 죽으면 조금 아쉬울 것 같아.”정신이 가출한 화상 백호에,“잡아먹으라고 귀찮게 굴 때는 언제고.”제 잘난 맛에 사는 밉상 늑대,“만져 줘.”밑도 끝도 없이 만져 달라는 진상 사자까지 엮이고 말았다.초식 수인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수인 아카데미.“회장, 꼭 그거 같이 생겼네.”“…….”“사슴.”나, 들키지 않고 졸업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