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솔라리움 제국의 카일루스 알렉산드로 하른베르트 황제였다. 오랜 기억 속에 자리 잡은 그와 운명처럼 결혼하게 된 메시아즈 제국의 공주 일리아는 어린 시절의 그가 어떻게 자랐을지 설레기만 했다. “뭐지, 이 못난 돌덩이같이 생긴 건?” 그러나 그는 그녀의 마음을 산산이 부쉈다. 언제나 다정했던 그는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는 시도 때도 없이 폭언을 날리며 처음 맞이하는 날조차 상처를 주었다. “그저 먹고, 자고, 놀기만 해. 아무것도 하지 말고. 뭐,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아. 허수아비 황후 자리엔 그대처럼 볼품없고 좀 모자란 계집이 딱이잖아?” 그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해도, 폭언을 날려도 일리아는 상관없었다. 그를 되돌릴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에게 숨겨진 정부가 있었다. 그녀는 황제의 시녀장이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순종적으로 굴던 계집 클라라였다. “이분은 제 것입니다, 황후 폐하.” 숨겨진 정부가 드러난 순간, 카일루스는 더는 숨기지 않고 그녀를 사랑을 표했다. 어린 날의 그때로 다시 그를 되돌리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허무하게 사라져버렸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 그 순간 이따금 꾸던 악몽이 지독하게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녀를 고통스럽게 한 악몽은 강제로 황후 자리에서 내쫓기는 악몽이었다.
전쟁을 제패하고 돌아온 북부의 지배자, 페르난 카이사르. 모든 것이 완벽한 그 남자는, 율리아의 불행한 어린 시절 속 유일하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제 남편이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율리아는 처음으로 신의 존재를 믿게 되었다. 하지만, “원하는 게 있다면 얼마든지 해. 성을 개조하든, 보석을 사들이든, 파티를 열든 전부 상관없으니.” “…….” “다만, 아침부터 그대를 마주하고 싶진 않으니 이런 짓은 삼가고.” 기억 속 다정했던 남자는 더 이상 없었다. 일말의 애정도, 온기도 허락하지 않는 냉랭한 사내만이 서 있을 뿐. “그대의 마음은, 내게 단 한 자락도 쓸모가 없어.” 그럼에도 그를 끝까지 사랑한 것이, 율리아의 가장 큰 실수였다. * 절벽 끝에 선 율리아는 한 때 제 세상이었던 남편의 얼굴을 천천히 눈 안에 새겨넣었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를, 또 다시 사랑하게 될 것이다. 이제 더는, 그에게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율리아!” 절박하게 달려드는 남편을 바라보며 율리아는 절벽 아래로 몸을 내던졌다. 《사라져드릴게요, 대공 전하》
아름다운 항구 도시 라스페치아.고아원을 나온 후, 3년간 전쟁터에서 간호원으로 복무했던 모니카는부유한 몰렛 가문의 가정교사로 채용된다.낯선 도시에 온 첫날, 모니카는 익숙한 얼굴을 마주한다."…솔?""죄송합니다만, 저는 그런 이름이 아닙니다."전쟁터에서 극진히 간호했던 병사, 솔이라고 생각하지만남자는 모니카를 모른다고 답한다.그러나 만날 때마다 이름이 달라지고, 성격도 달라지는 이상한 남자."비록 제가 당신이 알던 남자는 아니었지만, 다시 만나면 아는 남자가 될 수 있겠군요. 기쁜 일입니다."머리 위에 꿀을 부은 듯 달콤한 남부 출신 바람둥이, 루이스."야 말총머리. 얼굴 길게 본다?"태생부터 비뚤게 태어난 듯 난폭한 불량배, 가르시아."귀한 공주님 모시듯 해드릴 걸 그랬군요."명가의 자제로서 뼛속까지 오만한 귀족, 엔리케.같은 건 그림 같은 외모와 오른쪽 눈가에 난 상처뿐."경, 혹시 세쌍둥이예요?"다중인격자일까, 거짓말쟁이일까?모니카는 과연 라스페치아에서 무탈히 지낼 수 있을까?재겸 장편 로맨스판타지 소설 <무례한 나의 다중인격자에게>
죽기 전 마지막으로 읽던 책에 빙의 되었다. 드디어 나도 꽃길 좀 걸어보나 했더니, 흑막 남편에게 독살당해 죽는 이름만 스쳐 지나가는 엑스트라였다. 자기 아내도 독살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남편에게서 벗어날 방법은 단 하나! 바로 안전 이혼뿐이었다. 제국에서 이혼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 배우자가 과도한 사치를 부리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사망하거나. 세계관 최고 흑막을 죽일 수는 없으니 사치와 외도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오늘도 빨간색 드레스를 드레스룸이 터질 정도로 사셨더군요.” “하, 하늘 아래 같은 레드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말이에요, 부인.” “...드디어 제 사치에 질리신 건가요?” 드디어 이혼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의 얼굴에는 숨기지 못하는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그런 희망을 잘근잘근 부숴버렸다. “혹시 다른 남자를 만날 생각은 아니겠지요.”
“내 병을 고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하더니, 그 기죽은 얼굴은 뭐지?” 즐겨 읽던 소설의 엑스트라로 빙의했다. 흙수저 평범녀가 하루아침에 금수저 미녀 의사로 다시 태어나다니! 땡잡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몸의 원래 주인이 죽기 전……. ‘살인귀 공작’ 카이르 밀러반과 주치의 계약을 맺었단 걸 알기 전까지는. “뭐 암튼, 잘 해보라고. 조금이라도 더 목숨 부지하고 싶다면 말이야.” 그런데, 집착남에 악역 남조였던 카이르가…… 불면증이라고? 태양신을 모시는 이 제국에서 그건, ‘악마에게 선택되었다는 표식’이란다. 불면증인 걸 들키면 바로 화형대 행……. 기다려 봐. 이 누나가 얼른 너 고치고 이 드라큘라 공작 성 나간다! 아, 근데 잠깐만. 밤마다 그의 목숨을 노리는 조직, 그들이 보낸 좀비 같은 괴물, 계속되는 악몽까지. 이 남자, 과연 잠들 수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도, 내가 왜 그걸 다 같이 물리치고 있는 건데? ……추가 수당 받아야지. 진짜 안 되겠어, 이거. “줄게. 안 아까워.” 근데 기분 탓인가. 원작에서 여주인공을 향했던 카이르의 집착이……. “원하는 걸 다 줄 수도 있어.” “저 원하는 거 엄청 많은데요?” “다 줄게. 그럼 계속 내 곁에 있어 줄 건가?” “……계약 기간은요?” 어째 점점 나를 향하는 것 같다? “평생.”
피폐한 결말을 가진 책의 가이드에 빙의했다. 원작대로라면 나는 에스퍼들에게서 도망쳐 복수를 해야 해. 에스퍼들은 나를 죽는 순간까지 찾아다녀야 해. 나는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 * 결국엔 그녀의 입술을 느리게 핥았다. 여자의 입술은 때로는 봄 같았고 때로는 꽃 같았다. 지나치게 달아 지옥이었다. ‘도무지……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었다. 세계의 안위. 인류의 공영. 도덕.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자. 저항의 이유들이 바스라졌다. 이제는 그녀를 완벽히 사랑하고 싶었다. 자의식은 그저 속박이었다. 내가 에스퍼가 아니었다면. 네가 그놈의 딸이 아니었다면. 입술만으로는 모자랐다. 그녀를 통째로 삼켜야만 허기가 채워질 것 같았다. 너는 모르지. 네가 나를 얼마나 외롭게 만드는지. 네 안에서 내가 어떻게 부서지고 다시 재조립되는지. 그녀는 신보다도 그에게 절대적이다. 남자는 서러워서 죽고 싶어졌다. 사랑. 이 잔인한 저주 앞에 그는 노예와 다름없었다.
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스트리머, 정유리.공포 게임 『안녕, 아빠』 속 주인공 레이첼에게 빙의했다?![13월의 마녀 레이첼을 계승하였습니다.][인과율을 건드려 죽음의 저주를 받은 상태입니다.][마녀 본인이나 가족들이 사망할 시 체크포인트로 회귀합니다.]게임을 플레이했던 기억을 더듬어 저주를 풀어나가려던 레이첼은원작에서 레이첼을 구하며 죽었던 조연, 에녹을 만나게 되는데.“제가 아는 레이첼은 노력가고, 아주 매력적이에요.”“그, 그래?”“당신은 모르겠지만 당신의 푸른 눈이 지혜로 반짝일 때면 너무 아름다워요.”친구이자 동료인 줄만 알았던 에녹과의 아슬아슬한 분위기 속에,레이첼에게 남은 시간은 오로지 3년![3년 후 저주가 소멸됩니다. 무사히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레이첼은 과연 자신에게 걸린 저주를 풀고,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낼 수 있을까?공포 게임 속에서 생존을 추구하는 레이첼의 위험천만하고도 오싹한 모험기!<빙의했는데 장르가 공포 게임>
남편을 죽였다.진실을 알았을 땐, 이미 늦어버렸다.결국 스스로 심장을 찔러 죽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그렇게 후회로 가득한 끝을 맞이했다고 생각했는데.눈을 떠보니 모든 일의 시작이었던 3년 전 결혼식 다음 날로 회귀했다.다시 주어진 기회에 남편을 지키기로 다짐했지만,"내가 너와 결혼을 했다지?"이상하게도 그가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모든 걸 기억하지만, 나만을 기억하지 못하는 에들레이드.나를 하루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이 사람을 잘 지킬 수 있을까.***나를 사랑하기 이전의 당신은 냉정해야 하는데.어째서인지 사나운 금색의 눈동자가 나를 뚫을 듯이 보고 있었다.“똑똑히 들어, 릴리.”에들레이드는 내 턱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어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그놈을 만난 그날의 내가 부탁했다., 두 번 다시 그놈을 만나게 내버려 두지 말라고.”“…….”“죽을 것처럼 울던 당신이 미치도록 아파했으니까.”“……왜, 왜 내게…… 내가 아픈 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기에…… 왜.”그런 내 마음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듯, 에들레이드가 달큼한 지옥의 말을 내뱉었다.“어제의 내가, 지금의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거 같으니까.”
피폐물 소설 속 이름도 언급되지 않은 남주 누나로 빙의했다.그런데… 이제 내 동생이 된 원작 남주의 유년 시절이 상상 이상으로 처참하다.원작이고 나발이고, 일단 눈앞에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돕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그렇게 동생이나 돌보면서 살아가려 했는데, 뜻밖의 인물이 등장해 내 계획은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됐다.원작에서 불의의 사고로 왼팔을 잃게 되는 동생의 검술 스승과 대면하게 됐다.나는 눈앞의 잘생긴 남자를 바라봤다.저 남자의 팔이 잘려 나간다라.“그건 싫은데….”* * *그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그의 팔을 지켜줄 생각이었을 뿐이었는데,어째서 저 남자를 황제로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걸까.#책빙의 #서양풍 #육아물_한_스푼 #행동력_갑_여주 #직진_집착_남주 #누나_사랑_남동생
“신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저녁엔 소식하고 일찍 잠들라!” “과연 용하시군요! 감사합니다!” 신탁해설가 아버지의 실종 이후 엉터리로 신탁을 해설하며 살고 있는 파드메 안테이아. 어느 날 파드메 앞에 나타난 수상한 남자. 그는 엄청난 신탁의 내용이 담긴 양피지를 내밀었다. ‘델포이, 안테이아가의 딸과 혼인할 것.’ ……네? 그 집 딸은 저뿐인데요? 이 남자랑 나랑 결혼?! 아무리 이 남자가 매혹적이고 부유해 보인다지만……. 파드메는 불만 가득한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보는데, 어째 남자의 잘생긴 얼굴이 너무 눈부셔 보이는 게 아닌가. ‘결혼, 해버릴까요…….’ * 파드메의 아버지를 찾는 여정에 동행하게 된 신탁이 점지한 남편, 리비우스. ‘너도 알고 있을 거다. 내가 델포이 최고가는 부자이자 신랑감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그녀의 관심을 갈구하는 리비우스와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파드메. ‘관심 없습니다. 저는 첫사랑이 따로 있다고요.’ 그러나 이런 다짐과 달리 황홀한 미소와 넓은 어깨로 무장한 완벽에 가까운 리비우스의 말과 행동이 자꾸 신경이 쓰인다. ‘왜 자꾸 고기를 사주는 거죠? 진짜 저의 대한 마음이 진심이세요??’
“그냥 평소처럼 막 대해주셔도 돼요.” “…감당할 수 있겠나?” “네?” “버거울 텐데.” 입술을 꽉 깨문 베레이트가 비릿하게 웃었다. “다나 양이 물었지. 내게 당신은 여자냐고.” 당신의 자색 눈이 지독하게 빛났다. “그래.” 이국적인 미모로 사교계에 오르내렸던 다나. 귀머거리가 되어 약혼자에게 버림받고, 가문에서 밥버러지 취급을 받으며 하루하루 숨죽이며 살아갔다. 평생 그렇게 살 줄 알았다. 3,000골드에 팔리기 전까지.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북부의 주인은 황제의 번견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고. 귀신 대공이라고. 그런데 뭔가 다르다. -세르반 공국에 온 걸 환영한다, 다나 양.
록스버그 공작과 만물상점을 운영하는 평민 시모네타 역을 자유롭게 오가며 이중생활을 하는 로엔. 어릴 적 마차 사고로 인해 얼굴의 반이 흉터로 가득한 그녀는 ‘괴물 공작’이라는 별명과 집안의 저주인 ‘혈독화’를 품은 채 살아간다. ‘꼭 살 거야. 저주에서도 벗어날 거고. 내가 아니라, 날 위해 죽은 부모님을 위해서.’ 그리고 마침내 저를 살릴 수 있는 단 하나의 희망을 발견했다. 로이슈덴 공작가의 주인이자 전설로만 존재하는 드래건의 심장을 삼키고도 살아남은 유일한 인간, 진 세인트 루이스 로이슈덴. 그가 가진 드래건의 힘만 있다면 살 수 있다. 지긋지긋한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진 세인트 루이스 로이슈덴 공작께 공개 구혼합니다. -록스버그 공작-』 로이슈덴 공작을 상대로 공개 구혼을 한 것이었다.
소꿉친구를 위해 뭐든지 했다.근데 10년 헌신한 결과가 뒤통수치기라고?“헛꿈 꾸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파, 그냥 좀 친절하게 대해 준 것뿐인데.”지금 저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지?날 바보로 만드는 소리에 꿈이 확 깨졌다.그래, 너 같은 거 내가 버리고 새 인생 살 거야!***소꿉친구가 이를 갈던, 그의 이복동생 조슈아가 내게 다가왔다.적대해도 모자랄 판에 내게 이렇게 친절하게 군다니.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냐고 의심했는데.“왜 이제야 왔어요? 오래 기다렸잖아요.”달콤한 말로 내게 다정하게 굴었다.심지어 소꿉친구의 무시로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내게 애원하듯 제안했다.“날 이용해요, 앨리샤.”그를 선택하자, 줄곧 날 무시하던 소꿉친구는.“오늘 밤을 모두 네게 줄게. 넌 내가 제일 중요하잖아.”이제 와 내게 매달렸다.너 장난하니, 나랑?#벤츠환승물 #대형견남주 #후회남조 #능력여주 #다정남주
“내 아내로 인정받을 망상 따위 꿈에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내가 발라지트의 딸에게서 후사를 볼 일은 영영 없을 테니.”나디아는 하마터면 나도 같은 생각이라고 맞장구칠 뻔했다.감사합니다, 후작놈아.자기 입으로 한 말은 꼭 지키세요.***“후작님께서 저와 합방을 할 의사가 없다고 하셨거든요.”“…….”“그러니 후계를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첩을 들이는 수밖에…….”콰직.무언가 으스러지는 소리에 나디아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그러자 남편이 짚은 테이블의 한 구석에 금이 간 모습이 보인다.아니, 저게 갑자기 왜 부서져?[선결혼후연애 / 회귀 / 복수 / 영지경영 한 스푼][연기 여주 / 능력여주 / 입덕부정 남주 / 여주한테 천천히 스며들어가는 남주 / 과거의 자신을 때리고 싶은 남주]
막대한 신력으로 이용만 당하다 버려지는 엑스트라로 환생했다.백작가에 입양돼 갖은 학대와 수모를 당하면서도, 신력을 쓰지 않고 버텼다.모든 건 이 소설의 남자주인공, 저주당한 흑막 대공에게 납치당하기 위해서.“예언을 하나 들었는데, 네가 내 저주를 풀 수 있을 거라더군.”“조건이 있어요. 이 제국을 떠나서 살 수 있는 돈이 필요해요. 적당한 지위까지 있으면 더 좋고요.”예언의 주인공이자 여자 주인공, 코델리아인 척 사기를 쳤다.내가 원하는 건 로맨스가 아니라 자유뿐. 우리의 계약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내가 여자 주인공이 아니라는 걸 들키기 전까진.“여기 있었군. 감히 날 속인 것도 모자라 도망을 쳐?”검은 안대 뒤에 감춰져 있던 그의 검붉은 눈동자가 날 날카롭게 바라봤다. 피가 묻은 손으로 천천히 내 얼굴을 어루만지던 그가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날 속였을 땐, 그만한 각오도 함께였겠지? 책임의 무게가 가볍진 않을 거야.”원작을 비틀어보려고 해도, 결국엔 이대로 죽는 건가. 눈을 질끈 감았는데.입술을 엄지로 지그시 누르며, 그가 나른하게 말했다.“나와 혼인하지.”흑막이 어딘가 이상하다.
방구석에서 나가지 않던 내가 노잼이라며 읽다 만 소설 속에 떨어졌다. 소설 속 남주인 녹티스 대공에게 죽는 엑스트라 악역, 플로티 베베니아에게! 무사히 살아남기만 하자고 다짐했건만. “잘 잤나, 부인?” “그대는 나를 언제까지 어려워하려는 건지.” 서운해서 참을 수가 없어. 날 죽이려던 대공이 조금 이상하다? 난 이 노잼 소설에서 빠져나가고 싶을 뿐이라고! 특별하지 않은 여자의 특별한 생존 이야기. *** “위를 조심하셔야겠어요. 무슨 원한이 있는 건지, 단단히 화가 났네.”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모르셨구나. 부인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딸이 호시탐탐 부인을 노리고 있는 거.” 내 싸늘한 말에, 날 농락하며 깔깔거리던 귀부인들의 웃음소리가 뚝 끊겼다. “어머, 이거 비밀이었어요?”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이 눈을 휘며 웃어주었다. 통쾌하게.
참을성도 없는 여인,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남자의 침실에 숨어든 여인, 황실의 수치. 완벽하고 아름다운 2 황자, 프란츠의 아내 알레이시아를 표현하는 말이었다. 알레이시아는 남편의 냉대와 외도를 겪으면서도 그를 사랑했지만, 프란츠는 그녀를 죽였다. 알레이시아는 죽기 직전 프란츠에게 저주를 걸고 과거로 돌아온다. 새로운 생은 모든 게 똑같았다. 프란츠만 빼고. “내가 걱정하는 건 당신이 아니라 나야. 당신을 잃으면 난 미쳐 버릴 거거든.” 저주가 잘못되었을까. 전생의 프란츠가 원했던 대로 없는 듯이 살려고 했는데, 그가 그녀를 자꾸 붙잡는다. “내게 당신 말고 다른 여자는 없어. 그러니까 헛된 기대는 버려.”
황제는 매일 밤 서탑 꼭대기 층에 있는 여인의 방으로 찾아간다. “이름을 불러라. 너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니.” “특권이라니요. 저주이지요.” 르웬이 쓰게 웃어 보였다 “당분간은 못 올지도 몰라.” 왜냐고 이유를 물어봐 주길 바라는 건가? “궁금하진 않겠지만, 내일은 짐의, 결혼식이 있을 예정이라.” “…….” “좋아할 거 없다. 그대도 알지 않나. 결혼이라 해도, 허울뿐인 정략결혼이라는걸.” 여인은 다시 한번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네가 가장 잘 알지 않나? . *** 지리했던 인간과 뱀파이어의 전쟁이 종결된 지도 수십 년이 흘렀다. 미도리바 제국의 황제 ‘리암 비바도르’는 일족의 수장인 ‘닐 맥스’를 통해 황권을 강화하려 꾀하지만, 오히려 닐은 반란을 일으켜 제 아들 ‘르웬 맥스’를 황제로 추대한다. 리암 비바도르는 사형에 처하고 그의 하나뿐인 황녀 ‘클로이 비바도르’는 서탑에 갇혀 비밀에 부쳐지게 되는데.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황제인 르웬 맥스의 발걸음은 매일 밤 그녀가 있는 서탑 꼭대기 층으로 향한다. “폐하… 제발, 제가 뭐든지 할게요. 폐하가 시키는 건 뭐든지 할 테니까, 제발 지안을 살려 주세요!” 제게 순응하는 클로이의 모습을 보니 르웬은 알 수 없는 안정감과 만족감이 밀려왔다. 폐위된 황녀 클로이 비바도르는 ‘르웬 맥스’라는 아름다운 괴물을 만들었다.
#회귀 #쌍방구원 #배틀연애 #눈물많은여주 #여주한정다정남주사계(四季) 가문과 황실이 강력한 권력을 지닌 세계, 프시케는 틀림없는 가짜였다.봄의 이능을 가진 베노아인 공작가에서 프시케는 애석하게도 어미의 죽음을 무릅쓰고 태어났지만, 그녀는 무능력자였다.버러지, 반쪽짜리, 가짜는 곧 그녀의 이름이었으며, 가짜라는 낙인에 프시케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천 번 난도질을 당했다.성인이 되자 냉혹하고 잔인한 성정을 가진 겨울의 페르디안 공작에게 팔려가듯 결혼한 프시케는 오히려 그의 다정함에 끔찍했던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하지만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강력한 겨울의 이능을 탐했던 황실은 페르디안 가문을 멸문시켰고 가까스로 살아난 프시케는 카르히스 페르디안의 주검을 보고 자결한다.영원한 안식이라고 생각했던 그때, 카르히스 페르디안과 결혼하기 2년 전으로 회귀한 프시케.회귀한 자신에게 강력한 봄의 이능이 발현했음을 깨달은 프시케는 자신을 기억해달라는 카르히스의 마지막 부탁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황실의 음모를 밝히기 위해서, 가짜라고 불리던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변화를 마음먹는다.*“이상하게도 그대 앞에 서면 머리가 아파, 그리고 가슴 한 켠이 욱신거려. 정말 나는, 그댈 만났던 걸까?”“만났어요, 우린. 오래 전이지만. 당신도 언젠가는 기억할 수 있어요.”“내가 만약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면?”“조금 슬프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전부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나는 지금의 당신도 좋은걸요, 예전부터 쭉.”“지금…… 내게 대놓고 고백하는 건가?”
* 본 도서는 <매혹당한 그녀>의 개정판으로 세계관을 제외한 등장인물 및 줄거리가 모두 수정되었으니 감상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베린 시의 밤을 지배하는 남자, 리건 더프. 그의 손아귀에 떨어진 가련한 꽃, 클로이. 하지만 그 꽃은 결코 시들지 않는 강렬한 향기를 품고 있었는데……. * * * “저 남자, 리건 더프 아냐? 갱단 보스가 여학교 졸업식에 나타나다니.” 세상이 뒤집힐 일이었다. 베린 시의 밤을 지배하는 리건 더프, 그 냉혹한 작자가 왕립 여학교에 나타날 이유가 있을까? 여자가 필요해서? 굳이 그의 격에 맞지 않는 곳에 사냥을 왔을 리는 없을 터. “클로이가 누구지?” 묵직한 목소리가 가슴을 선뜩하게 했다. 리건은 클로이에게 구름 같은 안개꽃다발을 불쑥 안겼다. “졸업을 축하하러 왔다.” 하얀 늑대처럼 사람을 무섭게 바라보는 남자와 그의 소굴로 끌려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만하면서도 불량하고 그러면서도 절제된 눈빛. 가까이 다가갈 수도 그렇다고 마냥 살벌하지만도 않은 묘한 기운을 풍기는 남자였다. “네 오빠가 사고를 쳤다.” “그래서 저를 잡으러 오셨나요?” “아니, 묻으러 왔지.” 클로이는 두려움에 뒷걸음질 쳤다. 그의 암흑이 클로이를 묻으려 하지만, 그녀는 순순히 당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처절하게 타락할지라도 반드시 당신 손아귀에서 벗어날 거야.’
황자의 치료제로 살다가, 공작에게 죽임을 당하는 원작의 내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황자를 죽이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여겼다. 이전 생과는 다르게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는 이 세계가 나는 정말 소중해. 그러니까 미안해요, 죽어줘요. 난 살고 싶어요. * 그랬는데 황자님. “당신을 죽이려 하는 나를 왜 그런 눈빛으로 보는데, 왜 나를 믿는 건데. 나는 너를 죽이려 하는 사람이란 말이야.” 그리고 공작 당신은. “넌 개자식이지만 때가 될 때까지는 날 물지 않을 테니까. 그때까진 나도 널 살릴 거야. 이용가치가 있을 때까지만.”
피폐 소설 속 마수로 변이하는 남주의 약혼녀에 빙의했다.원작 초반에 죽는 시한부 악녀 역할이다.그래서 어떡했냐고? 빛보다 빠르게 도망쳤다.그리고 잡혔다…….하지만 내 사전에 포기란 없다!남주의 경계만 풀면 또 도망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노력했다.남주가 악몽에 시달릴 때면 자장가를 불러 주고마수로 변할 것 같으면 열심히 위로해 저주를 누그러뜨리고상처 입으면 치료해 주고적에게 공격당하면 함께 싸워 주었다.자아, 이제 정말 도망칠 시간!그런데 남주의 상태가 이상하다.심지어 원작 여주와 악역 황태자까지 내 주변만 맴도는데……?* * *아슬란은 거울에 제 얼굴을 비춰보았다.여기저기 꼼꼼히 돌아보며 피가 묻은 곳이 없는지 살폈다.“이 정도면 좋아하려나.”거울 속엔 매력적인 남자 하나가 서 있었다.참혹한 살육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이,완벽한 슈트 핏 아래 탄탄한 근육의 윤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아슬란은 자신의 외모에 신경을 써본 적이 없었다.그에겐 길바닥 개미만큼이나 무가치한 일이었다.비비안을 유혹하고 싶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말이다.#사이다여주 #해맑은여주 #시한부여주 #마수남주 #집착남주#집착 로맨스 찍는 남주와 #생존물 찍는 여주#저주 걸린 남주 #풀어주는 여주 #법보다 주먹을 사랑하는 여주 #착각계 #구원물
반역자의 딸에 빙의해, 남주의 애완동물이 되는 조건으로 살아남았다."침대로 올라와. 같이 자야지. 넌 내 애완동물이잖아?"나른하게 말하고는 있지만 붉은 눈은 나를 의심하고 있었다.살기 위해서, 얌전히 굴 수밖에 없었다.그러다 나는 깨달았다.아무 일도 안 하는데 하루 세 끼 맛있는 밥이 나오고,폭군인 남주 때문에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못한다.'...혹시 지금 나 인생 편 거?'[집착남주/폭군남주/상처있는/예쁜 또라이 남주/착각계/도망여주/하찮은 강아지같은데/빙썅 사이다여주/귀염뽀쨕물]남주는 점점 다정해졌고, 원작이 시작될 때가 되었다.이제 떠날 때가 된 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는데... 반응이 이상하다."네가 날 길들였잖아. 네가 날 길들여 놓고... 날 버리겠다고?"붉은 눈에 지독한 집착이 깃들었다.